‘해킹과 사기 위험없이 안전하게’
온라인 게임 아이템 거래를 두고 사회적인 논란이 뜨거울 때마다 아이템 거래업계가 내세운 말은 그래도 안심하고 아이템을 거래할 수 있는 장터가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연간 아이템 거래규모가 1조원에 달할 만큼 많은 게이머들이 아이템 거래를 이용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해 달라는 것이다.
아이템 거래를 전면 금지하기에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개인 간 거래에 맡겼을 경우 해킹이나 사기로 인한 또 다른 사회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아이템거래 업계의 주장은 일정부분 설득력을 얻어왔다.
이번 중국발 게임아이템 거래사이트 해킹은 대형 아이템 거래 사이트들 마저 해킹 위험에 노출됐다는 사실이 여실히 드러나 아이템업계의 주장이 빈말이 아님이 입증된 셈이다.
하지만 아이템업계는 자사의 이해관계 때문인지 대응이 어설프기 짝이 없고 고객에게 해킹에 대한 안내조차 제대로 하지 않아 적지 않은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많은 돈이 오가는 아이템 거래사이트가 해킹의 주요표적이 되는 것은 당연하다. 따라서 다른 상거래 사이트들에 비해 높은 수준의 보안수준이 요구된다. 그리고 고객들이 안심하고 거래를 하기 위해서 사이트의 상황과 위협 수준에 대한 충분한 설명도 필요하다. 하지만 장기간 접속중단에 대한 기본적인 설명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못해 고객들의 신뢰를 저버렸다.
안심의 기본은 신뢰에서 나오는 데 이러한 신뢰가 없이 안심하고 거래를 하기는 어려운 노릇이다. 잠시 사이트가 열렸을 때 상당수의 고객들이 온라인 머니를 현금으로 환전하는 일이 벌어진 것도 더 이상 사이트를 믿을 수 없다는 판단에서였다. 해킹과 사기없는 아이템 거래라는 구호가 이번 사태를 거치면서 단순한 말장난에 불과했다는 것을 그대로 보여준 셈이다.
하지만 여전히 아이템 거래를 원하는 게이머들이 많고 그 게이머들은 그나마 안전하다는 대형 아이템 거래 사이트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아이템 거래가 게임 문화의 한 축으로 자리잡은 상황에서 고객들을 확보하고 잃어버린 신뢰를 다시 회복할 수 있도록 아이템 거래 사이트들의 성실한 대응이 필요하다. 또한 이 기회를 통해 한층 안정감 있는 보안 시스템 구축도 함께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