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무궁화 꽃은 피지 않았습니다"

오명 과기부장관, 핵실험 의혹 사실무근 주장

오명 과학기술부 장관은 13일 김진명의 소설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는 사실이 아니며 “지난 82년 플루토늄 관련 실험과 2000년 초 우라늄 분리실험이 순수한 학문적 활동이며 추가로 의혹을 살 만한 게 없다”고 주장했다. 오 장관은 이날 서울 조선호텔에서 언론사 경제 및 과학담당 부장들과 가진 오찬간담회에서 박정희 대통령 시절에 핵무기 개발과정을 소설화한 ‘무궁화꽃이…’의 주인공 벤저민 리(이휘소 박사)가 학교 선배라고 소개하면서 “그가 소설처럼 암살된 것이 아니라 턴파이크(고속도로)에서 단순 교통사고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고 이휘소 박사는 오 장관에 비해 5년 연배로 서울대 공대 선배이자 70년대 초에 뉴욕주립대 스토니브룩 캠퍼스에서도 함께 연구활동을 했다. 오 장관은 “이 박사가 순수이론 물리학자였기 때문에 핵개발에는 관심이 없었고 원자로조차 구경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그를 한국 핵개발과 연관짓는 것은 잘못이라고 잘라 말했다. 아울러 이 박사의 제자였던 강주상 고려대 교수가 사고 직후 현장에 가서 확인한 결과를 들어볼 때 고속도로 위층을 달리던 트럭의 바퀴가 튀어나와 이 박사가 죽은 단순사고에 불과하다며 소설이 허구였음을 주장했다. 77년 죽은 고 이 박사는 미국에서도 당대 최고의 핵물리학자로 인정받았으며 노벨 물리학상 후보였다고 오 장관은 소개했다. 이 박사가 사망할 당시 미국 CIA의 총책임자는 현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아버지가 국장을 맡고 있었다. 오 장관은 최근 핵연구 사건을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문제삼는 것이 한미관계의 불협화음에서 나왔다는 일부 시각을 의식, “미국이 가장 잘 이해하고 있다”며 “한국의 원자력 연구 수준과 인력은 세계 최고이고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원자력공학과가 한국인으로 운영될 정도로 IAEA도 한국을 함부로 대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13일 IAEA가 이사회를 열고 한국 핵물질 개발을 안건으로 상정했으며 오 장관은 언론의 협조를 구하는 과정에서 ‘무궁화꽃이 핀 것이 아니다’고 강조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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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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