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국내 제약업계에 쓰나미로 작용해 큰 타격을 입힐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오히려 이를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는 제약사들이 있어 눈에 띈다.
중외제약은 5일 자사의 지난해 매출분석자료를 전격 공개하고 “오리지널 의약품 매출이 2,317억원으로 전체매출의 67%에 이르고 타격이 예상되는 복제약 비중은 10%에 불과해 FTA 영향이 적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중외제약이 외국 회사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어 국내 시판하고 있는 가나톤(소화관운동개선제), 리바로(고지혈증치료제) 등 100억원 이상의 대형 품목들은 단순판매가 아닌 공동 연구개발 등을 통해 국내 독점판매권을 확보한 경우로 오히려 특허기간 연장에 따른 수혜도 예상되고 있다는 것이다.
중외제약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항생제 이미페넴과 같은 기존과는 차별화된 복제약을 개발해 해외 판로를 넓혀놓은 것 또한 FTA 위기 극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수액과 같은 필수의약품과 오리지널 의약품 비중이 높아 정책리스크가 적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FTA에는 한미 상호간 복제약 인정을 위한 협력방안이 포함돼 있어 경쟁력 있는 국내 복제약은 대미 수출판로를 열게 됐다. 미국 내 회사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서는 회사들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두통약 ‘게보린’으로 유명한 삼진제약도 최근 경기도 화성 향남제약단지 내 중앙연구소를 완공해 5일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정순간 삼진제약 연구소장은 “현재 개발 중인 AIDS 치료제와 항암제의 공동개발을 미국 신약개발 전문회사인 임퀘스트사와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이날 러시아로부터 자체 개발한 먹는 항암제 ‘DHP107’의 특허를 획득한 대화제약도 미국 시장에 기술수출을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