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웰스파고 은행의 손성원 부행장은 17일(현지시간) “한국은행의 콜금리 인하 등 금융정책보다는 재정확장 정책을 대규모로 집행하는 것이 현 시점에서 절실히 요구된다”며 “한국은 미국과 달리 재정적자가 거의 없는 만큼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손 부행장은 “소비세 감면보다는 소득세를 줄이고 중소기업에 대한 융자와 세제감면 조치들이 강구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손 부행장은 이날 뉴욕 특파원들과 만나 “일부에서는 물가불안을 이유로 한국의 금융당국이 환율정책에 개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지만 이는 바람직하지 않으며 환율은 시장원리에 따라 풀어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손 부행장은 또 “올해 한국경제는 내수침체와 수출둔화로 4%의 경제성장률도 달성하기 힘들기 때문에 적극적인 재정투자 등 공급 위주의 경제정책을 펴나가야 한다”며 “웰스파고 은행은 이달 말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의 5.7%에서 4%대로 하향 조정할 예정이나 개인적으로는 이마저도 달성하기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은 내수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다 현재의 고유가가 지속될 경우 미국ㆍ유럽 등 선진국의 수입수요가 줄어들면서 수출둔화도 우려된다”며 “정부가 이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할 경우 경기둔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물가가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손 부행장은 “고유가가 지속되면 제조업 중심의 한국경제는 직격탄을 맞을 수 있기 때문에 정부가 올해 안에 재정정책을 확대하고 개인과 기업의 세금을 줄여주는 공급 위주의 경제정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60달러에 달할 경우 세계경제는 마이너스 성장시대에 접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