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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내 담도암 신약 FDA 허가 신청… 점유율 50% 기대” [바이오리더스클럽]

임상 2상 결과 부작용 20% 불과

반응률 50% 이상으로 약효 입증

구체 데이터는 6월 ASCO서 공개

허가 성공땐 수천억원 매출 가능

진양곤 회장 "빠르게 성과 낼 것"

한용해 HLB그룹 최고기술책임자(CTO)가 31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HLB 정기주주총회에 참석해 신약 후보물질 ‘리라푸그라티닙’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 제공=HLB한용해 HLB그룹 최고기술책임자(CTO)가 31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HLB 정기주주총회에 참석해 신약 후보물질 ‘리라푸그라티닙’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 제공=HLB




“‘리보세라닙’ 다음 프로젝트로 도입한 신약 후보물질 ‘리라푸그라티닙’은 담도암 치료제 계열 내 최고신약(Best-in-Class)으로 차별점을 갖고 있습니다. 내년 여름쯤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허가를 받으면 시장 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할 것이라 기대합니다.”



한용해 HLB(028300)그룹 최고기술책임자(CTO)는 31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지난해 도입한 담도암 신약 후보물질 리라푸그라티닙의 경쟁력을 이같이 소개했다. HLB의 미국 자회사 엘레바테라퓨틱스는 지난해 미국 바이오텍 릴레이테라퓨틱스에서 리라푸그라티닙을 총 계약 규모 5억 달러(약 7295억 원)에 도입했다.




한 CTO는 리라푸그라티닙이 기존에 허가된 같은 원리의 담도암 치료제 대비 적은 부작용과 높은 약효를 나타냈다고 밝혔다. 리라푸그라티닙과 기존 치료제인 ‘페미가티닙’, ‘푸티바티닙’은 모두 섬유아세포성장인자수용체(FGFR)를 저해하는 방식으로 담도암을 치료한다. 문제는 기존 치료제들이 담도암과 관련 있는 ‘FGFR2’ 외에 다른 FGFR까지도 표적으로 삼아 부작용이 높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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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CTO가 공개한 리라푸그라티닙 임상 2상 결과에 따르면 페미가티닙을 투여한 환자 60%, 푸티바티닙을 투여한 환자 85%에게서 고인산혈증 부작용이 나타났으나 리라푸그라티닙 투여군의 부작용 발생률은 20%에 불과했다. 부작용으로 설사를 겪은 환자 비율도 18%로 페미가티닙(44%), 푸티바티닙(39%) 대비 낮았다. 한 CTO는 “임상 2상에서 리라푸그라티닙의 객관적반응률(ORR)은 50% 이상, 전체 생존기간(mOS)는 25개월 이상으로 페미가티닙·푸티바티닙보다 모두 우월해 계열 내 최고신약으로서 약효도 입증했다”며 “구체적인 데이터는 올 6월 열리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HLB는 리라푸그라티닙이 품목허가를 받으면 시장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HLB에 따르면 FGFR 저해제 글로벌 시장은 지난해 5516억 원에서 2030년 1조 516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허가에 성공할 경우 리라푸그라티닙 한 품목으로 수천억 원의 매출을 낼 수 있다는 게 회사측 계산이다.

FDA가 리라푸그라티닙을 혁신신약으로 지정했다는 점도 HLB에게 유리한 대목이다. 이미 글로벌 2상을 마친 리라푸그라티닙은 우선 조건부 허가를 받은 뒤 임상 3상을 진행할 수 있다. 심사 기간도 1년에서 6개월로 단축된다. 한 CTO는 “연내 신약허가신청(NDA) 절차를 완료해 내년 여름쯤 품목허가를 받는 것이 목표”라며 “FGFR2 저해제가 14종 이상의 고형암에 약효를 보이는 만큼 ‘암종 불문 항암제’로도 임상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주총 후 열린 주주 간담회에서는 “간암 신약 ‘리보세라닙’의 FDA 허가가 불발되자 리라푸그라티닙 허가를 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진양곤 HLB 회장은 이에 대해 “비슷한 지적은 10년 전부터 들었지만 기업이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항상 다음 행보를 염두에 둬야 한다”며 “리보세라닙이 허가를 받아 매출이 나온다 해도 ‘다음은 뭐냐’는 질문이 나올 것이기 때문에 이에 대비하는 차원”이라고 답했다.

진 회장은 리보세라닙 허가 불발과 관련해 “성과를 내지 못해 이번 주총에서 임원 보수를 동결했고 오래 근무한 임원들을 퇴직금으로 예우하려던 규정도 자진 철회했다”면서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라는 걸 보여드리겠다. 더 분발해 빠르게 성과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전=박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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