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베이비부머(1955~1963년생) 세대가 60대에 깊숙이 들어오고 이제 70세에 도달했다. 2차 베이비부머(1964~1974년생)도 60대에 진입하면서 50대 초반부터 70세에 이르기까지 베이비부머 세대가 차지하고 있다.
베이비부머 세대의 다수는 급변하는 직업 세계와 자동화되는 일자리 등을 마주하면서 더 이상 이전의 영광을 누리기는 어렵다는 인식에 좌절감을 느끼기도 한다.
주변 많은 사람들이 베이비부머 세대에게 “이제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자리, 일거리를 찾아봐라” 혹은 “언제까지 남이 주는 일자리만 찾을 것인가”라는 말을 한다. 자기 주도적인 일자리, 일거리를 찾아보라는 이야기다.
이런 상황에 도달했다면 일부 커리어 전문가들이 논하는 ‘잡 크래프팅(Job Crafting·자발적 직무 설계)’ 개념에서 해답을 찾아보면 어떨까.
잡 크래프팅이란 ‘개인이 자신의 직무를 스스로 재구성해 더 의미 있고, 보람 있는 일로 만드는 과정’으로 정의할 수 있다. 개인이 주도적으로 자신의 직무를 의미 있게 구성하는 형태로 현재의 수행 직무를 조정한다는 개념이다. 이는 주로 재직자들에게 적용되는 개념으로 생각할 수 있으나 어려운 직업세계를 맞닥뜨린 퇴직 중장년이나 전직을 해보고자 하는 중장년들이 ‘자기 주도적으로 일자리를 빚어낸다’는 동기를 제공할 수도 있다. 잡 크래프팅은 아래와 같은 3가지 범주의 변화를 가하면서 만들어 나갈 수 있다.
첫째, 과업 조정이다. 자신이 수행하는 과업 즉 직무의 범위와 방식, 순서를 바꾸는 방법을 생각해 보는 것이다. 이는 직무 변경도 고려할 수 있다. 그를 통해서 새로운 일을 빚어나가는 개념이다. 예를 들어 기존 직무 경험을 토대로 자신만의 새로운 소규모 비즈니스나 컨설팅 업무로 재구성하는 것이다.
둘째, 관계 조정이다. 같이 일하는 사람들과의 관계 조정인데 일종의 인적 네트워킹으로 보면 좋다. 이는 기존의 네트워크를 벗어나서 새로운 네트워크 속에서 새로운 관계를 구축해 일자리, 일거리를 빚어나가는 개념이다. 예를 들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지역사회 모임, 희망 분야 전문가 모임 등을 통해서 새로운 네트워크를 구축해 새로운 기회를 만드는 개념이다.
셋째, 인지 조정이다. 자신이 수행하는 직무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켜 의미를 부여하는 방식이다.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자기 인식을 바꾸어 색다르고 차별적인 방향으로 새로이 빚어나가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기존의 수행 직무를 다른 관점으로 재정의해 새로운 가치를 발견하는 것이다. 블로그를 운영하는 사람이 블로그 글을 묶은 책자를 발간해 작가로 영역을 확장하는 방법도 이에 포함된다.
잡 크래프팅을 하는 실체적인 방법론은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다양한 일의 방식’이며 다른 하나는 새로이 일을 만들어내는 ‘창직’이다. 이는 자기주도적이고 차별적인 일자리를 빚어낼 수 있도록 생각의 확장에 도움이 되고, 비로소 잡 크래프팅의 출발점에 서게 해준다.
마지막으로 잡 크래프팅은 그 진행과정에서 대부분 아래 3가지의 절차를 거친다.
첫째, 자그마한 실패를 자주 경험한다. 이 부분은 누구라도 동의할 것이다. 삶을 살아오면서 어떤 일이라도 바로 이루어지는 것이 있던가. 필수적으로 몇 번의 자그마한 실패를 경험하게 된다. 먼 길을 떠난다는 생각으로 발걸음을 옮겨보자.
둘째, 지속적인 피드백을 통해서 점차 성숙해나간다. 잡 크래프팅을 하면서 자신이 느끼는 바도 있겠지만 주변의 전문가나 목표 일자리에 종사하는 이들을 만나서 피드백을 받아보자. 그들의 경험만큼 소중한 피드백은 없다.
셋째, 불명확함 속에서 점차 명확함을 찾아나간다. 먼 길을 떠날 때에 목표로 하는 장소가 바로 눈에 보이는 경우는 없다. 일의 바다에서도 처음에는 목표항구가 보이지 않지만 기나긴 항해 끝에 비로소 어렴풋하게 보이던 목표항구에 입항하게 된다.
급변하는 일의 세계에서 빙산의 일각처럼 드러나 있는 경쟁이 심한 일자리가 아닌 자신만의 일을 만들기 위해서는 앞서 논한 바와 같이 새로이 과업을 조정하거나, 관계를 조정하거나, 인식을 조정하면서 새출발해보자. 처음에는 어려울 수 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오히려 급변하는 직업세계의 높은 파도를 유연하게 탈 수 있는 방법론을 익힐 수 있다. 생각 속에 머물지 말고 빠르게 도전해 시행착오를 통해 더 빠르게 성공에 가까워지자. 몇 번의 실패를 거치면서 자신만의 일자리, 일거리를 찾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