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자녀 결혼·이혼으로 재산배분에 관심…가문관리가 핵심"

[富의 설계자, 패밀리오피스]

<2> 0% 세율로 '슈퍼 리치' 끌어오는 홍콩

■패밀리오피스 대표 2인 인터뷰

한 자녀 가족 늘어 자금관리 중요

홍콩, 가족신탁 영구적으로 유효

만료 있는 싱가포르·두바이와 차별

네트워크 위한 기부금 사용도 유연

가오싱 밤부사이터널 대표가 15일 홍콩 사무실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윤지영 기자가오싱 밤부사이터널 대표가 15일 홍콩 사무실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윤지영 기자




“싱글 패밀리오피스 설립 취지는 투자보다 ‘가문 관리’입니다.”



가오싱 밤부사이터널 대표와 로널드 챈 차트웰캐피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15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홍콩이 패밀리오피스 허브로 떠오른 배경을 ‘가족 신탁의 영구적인 존속성’으로 꼽았다.

패밀리오피스의 설립 목적은 ‘부의 승계’다. 홍콩은 영속적으로 이를 보장해 기업 가문 사업을 평생 유지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에서 싱가포르나 두바이와 차별성을 가진다고 설명했다. 싱가포르의 경우 2004년 12월 이후 설립된 가족 신탁은 100년 후 만료된다. 3세대 이상의 부의 승계가 사실상 어려운 셈이다. 두바이도 가족 신탁 유지 기간이 정해져 있지는 않지만 사법부가 상황에 따라 판단하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높다.



밤부사이터널은 2010년 중국 상하이에서 설립된 에너지 회사 가문의 싱글 패밀리오피스다. 가오싱 대표는 “홍콩 등 해외에 패밀리오피스를 설립하다 보니 해당 국가의 영주권 획득이나 해외 자금 관리가 가문의 최우선 관심 사항”이라며 “과거와 달리 한 자녀 가족이 많아지면서 최근에는 자녀 결혼과 이혼 문제, 이로 인한 재산 배분 문제가 패밀리오피스의 핵심 업무로 자리 잡았다”고 했다.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부모 세대가 승계한 자산을 불리기보다는 부를 유지하고 관리하는 게 1순위 업무로 자리 잡았고 투자는 2순위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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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널드 챈 차트웰캐피털 CIO가 15일 홍콩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차트웰캐피털로널드 챈 차트웰캐피털 CIO가 15일 홍콩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차트웰캐피털


챈 CIO는 가문 자산 관리를 위해 2007년 홍콩에 회사를 설립했다. 회사 이름은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의 영국 자택인 ‘차트웰’에서 따왔다. 처칠 전 총리 가족과 챈 가족 간의 오랜 인연 때문이다. 챈 CIO는 “싱글 패밀리오피스는 단순한 투자 기관이 아니라 가문의 미래와 교육, 건강, 자선 활동까지 관리하며 지속 가능한 가문의 삶을 설계한다”면서 “특히 네트워크 형성을 위해 자선 활동이 중요한데 홍콩은 기부금 사용 범위 등이 유연하다”고 말했다. 홍콩 패밀리오피스가 자선 신탁이나 재단을 설립하면 전 세계 어디에서 기부금을 내든지 세금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반면 싱가포르에서는 자국 기부금에 한해서만 세금 혜택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전 세계적인 네트워크 형성에는 홍콩이 더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홍콩 차트웰캐피털 사무실에 걸려 있는 미술 작품. 이 작품은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의 증손녀가 로널드 챈 CIO에게 직접 그려 준 처칠 전 총리의 영국 자택 ‘차트웰’이다. 차트웰캐피털은 처칠 전 총리의 자택 이름을 따왔다. 사진=윤지영 기자홍콩 차트웰캐피털 사무실에 걸려 있는 미술 작품. 이 작품은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의 증손녀가 로널드 챈 CIO에게 직접 그려 준 처칠 전 총리의 영국 자택 ‘차트웰’이다. 차트웰캐피털은 처칠 전 총리의 자택 이름을 따왔다. 사진=윤지영 기자


두 대표는 미중 무역 갈등과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발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을 향후 투자 변수로 꼽으며 초고액 자산가의 나이나 투자 성향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대체로 보수적인 투자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챈 CIO는 “차트웰캐피털의 운용 자산 비중은 90%가 배당주, 10%는 금”이라며 “배당주는 언제든 처분이 가능하며 홍콩은 배당소득세가 0%기 때문에 배당금 전액을 금이나 다른 자산에 재투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가오싱 대표는 가문 대표가 1세대나 2세대인 40~50대일수록 금 등 안전자산을 기반으로 한 투자를, 3세대인 20~30대라면 가상자산 등을 투자 포트폴리오에 담을 것으로 진단했다. 그는 “밤부사이터널은 불확실성 대비를 위해 전체 포트폴리오 중 현금 비중이 40%”라며 “주식과 선물 코인 비중은 각각 50%·10%로 새로운 투자 기회를 모색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말했다.

2000조 프라이빗 자산 굴리는 홍콩…'亞 대표 패밀리오피스 허브' 재도약


홍콩=윤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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