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당국이 외국인 투자자의 원화 거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외환시장 개혁 방안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기로 한 방침을 재확인했다.
이형일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외환건전성협의회 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추진 태스크포스(TF)’를 주재했다. 이날 회의엔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예탁결제원 등 관계자들이 참석해 지난 7월 MSCI 작업반 출범 이후 발표했던 과제들의 추진 상황을 점검하고 향후 계획을 논의했다.
우리나라는 과거 외환위기를 겪으며 역내 외환시장만 운영해왔다. 하지만 이 같은 구조가 외국인의 국내 시장 진입을 어렵게 하고 원화 자산에 대한 글로벌 투자 기반을 제약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참석자들은 시장 안정성을 유지하면서도 선진국 통화 수준의 원화거래 접근성 확보를 목표로 속도감 있게 개혁을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먼저 국내 외환시장의 운영시간 확대다. 현재 오전 9시부터 다음날 새벽 2시까지 운영 중인 외환시장을 24시간으로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외환시장 중개사 및 시장 참여자들과 긴밀한 협의를 통해 24시간 운용에 필요한 시스템, 회계처리, 인력 및 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다. 특히 야간 시간대 국내 은행들의 거래 여건이 확보될 수 있도록 해외지점 및 eFX 인프라를 연계하기로 했다. 시행 시기와 세부 방안은 올해 말까지 구체화하기로 했다.
‘역외 원화결제 기관' 제도도 도입한다. 인가를 받은 외국 금융기관이 국내에 개설한 원화 계좌를 통해 원화를 자유롭게 거래·보유·조달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기존 한은 금융망(BOK-Wire+)과는 별도로 역외 원화결제 기관의 24시간 ‘실시간 총액결제(RTGS)'를 지원하는 전용 결제망도 내년 중에 새로 구축할 예정이다. RTGS는 금융기관 간 자금이 거래별 총액 기준으로 실시간 결제되는 중앙은행 기반의 결제시스템이다.
이 차관은 “외환시장 개선방안 추진을 통해 해외투자자의 원화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시장과 소통을 강화해 올해 안에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