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들의 코스피 시장에서의 전기·전자 업종 쏠림 현상이 지난해보다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26일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 지분율은 35.91%로 나타났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시가총액 기준 전기·전자 업종의 외국인 지분율이 47.12%로, 전체 업종 중 가장 많았다. 지난해 12월 26일(42.42%) 대비 4.7%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이밖에 통신(42.24%), 제조(38.31%), 금융(34.69%), 보험(33.29%), 운송장비·부품(31.16%) 등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 12월에는 통신업이 1년 5개월여 만에 전기·전자업을 제치고 외국인 지분율 1위에 올라선 바 있다. 그러나 올해 4월 들어 전기·전자(43.46%), 통신(43.31%) 순으로 다시 바뀌었고, 점점 그 격차가 벌어졌다.
올해 미국 거대 기술기업(빅테크)이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임에 따라 외국인 투자자들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국내 반도체주를 적극적으로 사들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종목별로 보면 삼성전자우(77.56%), 드림텍(58.27%), SK하이닉스(53.73%), 삼성전자(52.42%), LG전자우(43.48%) 순으로 외국인 지분율이 높았다. 삼성전자우와 삼성전자는 1년 전과 비교하면 73.83%에서 3.73%포인트, 50.56%에서 1.86%포인트 각각 상승했다.
한동안 주춤하던 반도체 업종은 연말 미국발 '산타 랠리' 속에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필두로 다시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달 26일 11만 70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역대 최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정해창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외국인 수급이 전기·전자 대형주에 집중되는 양상"이라며 "수급 쏠림으로 인해 반도체 등 일부 업종이 코스피를 주도하고 여타 종목은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증권가는 반도체 훈풍이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내년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D램 가격 상승과 고대역폭메모리(HBM) 출하 증가로 100조 원에 근접하며 전년 대비 129%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향후 주가의 상승 여력이 가장 높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