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카타르 월드컵은 수비수 김문환(30·대전하나시티즌)의 가치가 제대로 빛난 대회였다. 지칠 줄 모르는 체력을 바탕으로 한국이 치른 네 경기에 모두 풀타임 출전하며 16강 진출의 주역으로 활약했다. 필드 플레이어 중 네 경기에 모두 선발로 나서 교체되지 않은 선수는 손흥민(33·LA FC)과 김문환이 ‘유이’했다.
이후 김문환은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 시절 부름을 받지 못해 대표팀을 떠나 있었지만 홍명보 감독 부임 이후 꾸준히 소집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대표팀 부동의 오른쪽 풀백으로 활약하고 있다. 부상 등 큰 변수만 없다면 내년 월드컵 본선 명단에 이름을 올리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아 보인다.
2025시즌을 마치고 잠시 휴식 중인 김문환은 최근 전화 인터뷰에서 “아직 아무것도 정해진 게 없지만 나만 제대로 하면 (월드컵 본선 출전) 기회를 받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내년에는 올 시즌보다 더 많은 것을 보여줄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2017년 부산 아이파크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김문환은 이후 LA FC(미국)와 전북 현대, 알두하일(카타르) 등을 거치며 기량을 키워왔다. 2024년 6월 현 소속팀 대전으로 이적한 후에는 39경기 3도움 등으로 수비의 핵 역할을 해내고 있다. 특히 햄스트링 부상으로 올해 초반 경기에 나서지 못하다가 코리아컵(옛 FA컵) 3라운드로 복귀한 후 리그 24경기 2도움을 올리며 대전이 2위로 시즌을 마무리하는 데 큰 공을 세웠다.
김문환은 “시즌 초반 팀에 도움이 되지 못해 마음이 좋지 않았는데 복귀 후 좋은 모습을 보여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대전에 오고 국가대표에 복귀하는 등 많이 성장했다. 나와 기운이 잘 맞는 곳인 것 같다”고 했다.
북중미 월드컵이 있는 2026시즌을 앞둔 김문환의 각오는 어느 때보다 비장하다. 어느덧 30대 중반에 접어들면서 이번 대회를 사실상 마지막 월드컵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그동안 대표팀에서 줄곧 손발을 맞춰온 ‘캡틴’ 손흥민과 함께하는 마지막 월드컵일 수 있다는 것도 그가 마음가짐을 다르게 먹은 또 다른 이유다. 손흥민과 김문환은 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으며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과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 등 놀라운 성과를 만들어왔다. 김문환은 “몸을 더 끌어올리기 위해 평소에 먹지 않던 한약 등 몸에 좋다는 것들도 챙겨 먹고 있다”며 “대회가 열리는 6월은 한창 K리그1이 진행 중이라 최고의 몸을 만드는 데는 걱정이 없지만 부상이 문제다. 최대한 부상을 입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북중미행 티켓을 노려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