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서울시의 주택 공급 문제 해결책으로 “재개발·재건축 과정에서 용적률 상향을 해주는 대신 기부채납을 집으로 받고, 이렇게 받은 아파트를 공급하면 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의 서울시장 유력 출마 후보로 꼽히는 정 구청장은 현역인 오세훈 서울시장에 대해서는 “일에 있어서 디테일이 부족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정 구청장은 29일 서울 성동구청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주택 문제 해법은) 삶의 공간으로서 집을 원하는 분이 있고, 여기에 더해 자산으로 생각하는 분들에 대해 어떻게 할 것인지 나눠서 고민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집값을 폭등시키는 원인은 ‘영끌’”이라며 “지분 적립형 주택이나 공공 부동산투자회사(REITs·리츠) 등의 방식을 도입한다면 지분으로 투자하면서 집 없이도 자산 가치를 떨어지지 않게 할 수 있다”고 했다.
정 구청장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유력 서울시장 후보로 분류되고 있지만 아직 공식적인 출마 선언을 하지 않았다. 선거 활동에 나설 수 없는 현직 구청장 신분인 까닭이기도 하지만 구민들과의 약속이 남은 만큼 서두를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정 구청장은 “일차적으로는 성동구청장으로서 책임을 다하고 그 뒤에 다음 행보를 고민하겠다”며 “내년 6·3 지방선거 출마를 위한 공직 사퇴 시한이 남았다. 만약 어떤 결정을 하게 된다면 성동구민들에게 양해를 구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지방선거를 위한 공직 사퇴 시한은 선거 90일 전인 내년 3월 5일이다.
최근 정 구청장은 이재명 대통령이 “나보다 나은 것 같다”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직접 글을 게시해 화제에 올랐다. 그는 이 대통령의 복심을 묻는 질문에 “벽오동 심은 뜻을 누가 알겠냐”면서도 “일상적으로 하는 얘기였다고 생각하지만 반향이 엄청나 좀 놀랍기는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서울을 인공지능(AI) 수도로 만들겠다고 했는데, 이를 위해서는 서울시장과의 파트너십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정 구청장이 아직 공식 출마 선언을 하지 않았지만 시정을 맡게 될 경우 가장 이루고 싶은 ‘1호 정책’에 대해서는 “세금이 아깝지 않은 서울”이라고 했다. 그는 “공직 선출자와 시민의 계약이라는 것은 ‘내가 세금을 낼 테니 내 세금이 아깝지 않게 써달라’ 아니겠나”라며 “엉뚱한 일을 하기 때문에 세금이 아까운 거다. 시민이 원하는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다음으로는 서울의 비전에 대한 것인데, ‘글로벌 도시 G2(주요 2개 도시) 서울’”이라고 말했다. 정 구청장은 “대한민국이 국가로서 G2(주요 2개국)가 되기는 어렵지만 도시로서 서울은 가능한 일”이라며 “아시아가 서울을 중심으로 경제·문화 등 다방면의 흐름이 형성되게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현역인 오 시장에 대해서는 “시민들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측면이 많다”며 “일하는 부분에서 디테일이 많이 부족하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그는 “세금이 아깝다고 생각하는 정책들을 펴실 때 좀 실망스럽다”며 “남산 곤돌라를 추진하다가 재판에 지고 마포구 신설 소각장 입지 취소소송에서도 졌다. 이러면 주민들이 불안하고 허탈해진다”고 했다. 최근 논란이 된 한강버스에 대해서는 “안전에 대한 검토가 가장 먼저고 안전하지 않다면 중단해야 한다”며 “안전하다고 해도 교통용은 어차피 안 된다. 관광용일 수밖에 없는데 그런 부분에서 디테일을 잘 챙겨야 한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주민과 직접 문자로 소통하는 자신만의 강점은 향후 서울시장 등 더 큰 자리로 옮기더라도 계속 유지하겠다고 했다. 정 구청장은 “AI를 활용해서 들어오는 문자를 주제별로 정리하면 훨씬 빨리 읽고 답할 수 있다”며 “제가 민심을 읽는 척도이기 때문에 계속하고 싶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