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가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로 보수 진영 출신의 이혜훈 전 서울 중·성동을 당협위원장을 지명한 것과 관련해 야권에서 엇갈린 반응이 나왔다. 이 전 의원의 지명 수락을 ‘배신’으로 규정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개탄을 금할 수 없다”고 한 반면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보수 진영이 국민에게 비전과 담론을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 대표는 29일 전남 해남 솔라시도 홍보관에서 기자들에게 “지금의 여러 이슈를 덮기 위해, 무늬만 협치하는 모양을 갖추기 위해 (이 전 의원을 발탁)한 것”이라며 “이 전 의원이 보여온 경제에 대한 가치관은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경제정책과 맞지 않다. 앞으로 어떻게 정책을 펼쳐갈지 지켜보겠다”고 했다. 장 대표는 “그간 우리가 보수의 가치를 확고히 재정립하지 못하고, 당성이 부족하거나 해당 행위를 하는 인사에 대해 제대로 조치하지 못해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도 했다.
반면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전 의원을 배신자로 몰아세울 때가 아니라 보수 진영이 국민에게 매력적인 비전과 담론을 제시해 희망을 드려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거국내각은 보통 정권 말기의 레임덕 국면에서 등장하는 유화책이다. 그런데 이 대통령은 정권 초기부터 이런 파격적인 확장 전략을 펼치고 있다”며 “이는 위기감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자신감의 발로”라고 진단했다. 국민의힘이 이 전 의원을 제명한 것을 두고는 “이 후보자를 요란하게 ‘배신자’로 낙인찍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꼬집었다.
한편 여당 내에서도 일부 부정적 반응이 나왔다. 곽상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이 전 의원은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해 ‘윤석열 어게인’을 주장했다”며 “전 의원을 대통령 인사권 행사의 대상으로 삼은 것은 어떤 정치적 의미가 있는지 알 수 없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