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산업이었던 유통업이 중국과 아시아를 중심으로 급속히 진출해 수출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현재 중국ㆍ인도네시아ㆍ베트남 등 해외 3개국에나 진출했다. 특히 지난 2007년 12월 중국 마크로, 2008년 10월 인도네시아 마크로, 2009년 10월 중국 타임스를 연이어 인수해 해외에 무려 106개의 점포(중국 82개, 인도네시아 22개, 베트남 2개)를 운영하는 글로벌 유통업체로 성장했다.
이마트도 상하이를 중심으로 중국에 27개의 점포를 운영 중이며 오는 2014년까지 45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롯데백화점은 2007년 9월 러시아 모스크바 해외 1호점을 연 데 이어 중국 베이징점ㆍ톈진점 등 3개나 오픈했다. CJ오쇼핑은 중국ㆍ인도에 이어 일본ㆍ베트남까지 진출하면서 '아시안 벨트'를 완성해나가고 있다.
최근 5~8년 사이 국내 유통산업의 해외 진출은 상전벽해(桑田碧海)를 이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비스산업의 특성상 내수 성향을 띠지만 해외 진출에 활기를 띠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소녀시대가 유럽의 문화 중심지인 프랑스 파리를 녹였고 미국에서도 한국의 아이돌 공연을 호소할 정도인 한류의 글로벌화도 유통업 진출에 큰 도움이 된 듯하다.
그러나 이제 유통산업의 해외 진출에 대해 냉정하게 돌아볼 때가 됐다.
롯데쇼핑의 경우 해외 진출 5년째를 맞고 있지만 아직 흑자소식은 감감하고 오히려 적자폭이 확대되고 있다. 이마트도 2004년 첫 진출 이후 7년째 해외사업의 적자폭이 증가하는 추세다. 이마트는 초대형 도시의 경쟁이 치열한 점포는 정리하고 중소 도시의 요지를 선점한다는 전략으로 구조조정 중이다.
수많은 기업이 중국과 아시아로 몰려가고 있지만 쉽지만은 않다는 것을 반증해준다.
세계적인 거대 대형마트인 까르푸는 10여년 전에 중국에 진출한 후 3~4년 전부터 수익을 냈고 월마트도 비슷한 시기에 진출해 지난해 처음 순이익을 냈다고 한다.
하지만 이들 두 초대형 글로벌업체가 한국 시장에서는 쓴 잔을 마셨다. 한국 시장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현지화에 실패해 입성한 지 10여년 만에 지분을 모두 팔고 나간 것이다.
국내 유통산업이 아시아에 본격적으로 진출한 지 벌써 5~8년째를 맞고 있다. 이제는 현지에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운영전략을 다시 가다듬어야 할 때다. 월마트와 까르푸가 한국에서 한 실패 경험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겸손하게 돌아봐야 하지 않나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