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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국회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비준되면 그동안 '올 스톱'됐던 다른 국가들과의 FTA 협상도 본격화된다. 정부는 비우호적인 여론이 형성될 것을 우려해 한미 FTA 외에는 사실상 모든 절차를 미뤄왔다. 특히 중국이 강하게 요구하고 있는 한중 FTA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정부는 한미 FTA 비준동의안 처리가 완료되면 현재 협상 막바지 단계에 접어든 호주ㆍ터키ㆍ콜롬비아 등과의 FTA도 조속히 타결할 방침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7월 유럽연합(EU), 8월 페루와의 FTA를 발효시키며 현재 45개국과 FTA를 체결하고 있다. 가장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이는 것은 한중 FTA다. 중국은 수차례 서둘러 협상을 시작할 것을 요구해왔고 우리 정부도 연내 협상 개시를 내부방침으로 정했지만 자칫 한미 FTA에 영향을 줄까 차일피일 미뤄왔다. 정부는 내부적으로 한중 FTA의 경제적 효과에 대해 계산기를 두드려본 결과 플러스로 나왔고 외교ㆍ안보적인 효과도 크다고 보고 있다. 다만 한중 FTA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양국의 공감대가 형성된 것과 달리 그간 협상 개시시점과 방식에 대한 의견이 좁혀지지 않았다. 또 한중 FTA는 동북아 역학관계상 중단상태에 놓여 있는 일본과의 협상을 재개하는 명분이 될 수 있다. 더불어 공동연구 단계에 있는 한중일 FTA 역시 내년부터 협상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익명의 한 통상전문가는 "한미 FTA 국회 비준안 처리가 끝나면 곧바로 중국과도 협상을 개시할 것으로 보이고 이는 일본과의 FTA에도 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 FTA는 호주와의 협상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미 FTA가 내년 1월 발효될 경우 국내 쇠고기 시장을 놓고 경쟁하는 호주로서는 타격이 불가피한 까닭이다. 한ㆍ호주 FTA 역시 일찌감치 마무리 단계에 있었지만 구제역 파동, 한미 FTA 등과 함께 농민들을 자극할 수 있어 우리가 속도조절을 해왔다. 또 정부는 말레이시아ㆍ베트남ㆍ인도네시아 등 기존에 체결한 동남아국가연합(ASEANㆍ아세안) 중 시장성이 큰 국가들과 양자 협상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멕시코, 걸프협력회의(GCC) 등의 국가는 상대국에서 난색을 표하고 있어 지체되고 있다. 서진교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선임연구위원은 "한미 FTA가 발효되면 중국과의 FTA를 전향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아울러 호주나 캐나다와의 협상에서도 조기종결을 위한 압박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