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빈 검찰총장이 검찰의 조직문화를 상징하는것처럼 비쳐진 폭탄주를 마시지 말고 골프를 칠 때에는 신중을 기하라고 지시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김 총장의 발언은 올 4월 "스스로 기강을 바로 세우지 못하면 외부의 부당한 압력과 간섭의 그늘 아래 놓일 수 있다"며 복무자세 쇄신을 강조했던 것과 상통하는것으로 최근 일부 검사들의 부적절한 처신과 맞물려 주목을 받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19일 "김 총장은 취임 후 기회있을 때마다 검사끼리 모이는 자리에서는 폭탄주를 마시지 말 것을 당부하고 있다. 이 말은 공식 지시 형태가 아님에도 일선 검사들에게는 사실상 폭탄주 금지령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 총장은 작년 초 외부용역을 통해 국민을 상대로 검찰 이미지 조사를 실시한결과 `검사=폭탄주 문화'라는 선입견이 많은 것으로 드러나자 이런 부정적 이미지를 없애기 위해 폭탄주 문화 근절을 주문하고 있다고 검찰 관계자가 설명했다.
김 총장은 최근에도 "폭탄주를 검사만 마시는 것도 아닌데 검찰의 조직문화처럼 인식되고 있다. 특히 폭탄주는 개별적 융통성을 허용하지 않는 일률적이고 무식한 조직문화의 상징인 만큼 검사끼리 모인 자리에서는 폭탄주를 마시지 말라"고 강조한것으로 알려졌다.
김 총장의 강한 주문에다 정상명 대검 차장도 "폭탄주만 아니면 검사가 실수할 일이 뭐가 있느냐"고 거들면서 실제로 대검의 경우 술자리 문화가 크게 바뀌었다고 대검 관계자가 전했다.
김 총장은 이달 11일 전국 부동산 투기사범 특별단속 전담 부장검사 회의 직후오찬 자리에서는 `골프 자제령'도 하달했다.
김 총장은 이 자리에서 "개인적으로 골프치는 것은 원칙적으로 관여하지 않겠지만 부장이 젊은 검사들을 데리고 골프장에 우르르 다니는 것은 정말 부적절하다"며 신중한 처사를 강조했다는 것이다.
김 총장은 또 "지방에 지역구를 둔 국회의원들을 만나 보니 `머리에 피도 안마른 젊은 검사들이 지역 유지들과 골프장을 출입하는게 정말 꼴불견이다'고 말하더라"며 스폰서를 낀 공짜 골프를 사실상 금지했다.
송광수 전 검찰총장도 재직시절 가급적 골프를 치지 말 것을 당부하면서 평검사이하, 일반직의 사무관 이하에게는 골프 금지령을 내렸다.
(서울=연합뉴스) 류지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