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차관보는 28일(현지시간) “한반도 평화체제 논의를 위한 여러 방식들을 살펴보고 있다”고 밝혀 한반도 평화체제 논의의 틀을 마련해가고 있음을 시사했다.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인 힐 차관보는 이날 미국평화연구소(USIP) 강연에서 “6자회담은 평화체제 논의를 위한 적절한 틀도, 시점도, 당사자들도 아니다”라며 “한국과의 긴밀한 논의를 통해 여러 방식을 살펴보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평화체제 논의 방식으로 “남북대화, 이를 아우를 포괄협정, 모든 당사자들이 함께 앉는 전체 협상장”등을 예로 들었다. 힐 차관보는 또 “휴전협정 당사자는 아니지만 일본도 매우 직접적인 이해관계를 가진 나라”라며 “일본에도 (논의의 진행상황을)알려주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해 한반도 평화체제 논의에서 일본과도 긴밀하게 협력할 방침을 밝혔다.
힐 차관보는 방북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내달 초부터 6자회담 때까지의 기간을 생산적으로 사용하려 한다”며 “2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다음 6자회담에 대해 논의했다”고 말해 자신의 방북 문제를 논의하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시사했다.
그는 북한이 공동성명 타결 후에도 영변 원자로를 가동하고 있는 것에 대해 “이는 협상 입지를 높이기 위한 의도이나, 나에겐 별 의미가 없다”며 북한이 다음 6자회담 때 핵시설을 공개하고 “우리가 어디를 사찰해야 할지 분명하게 공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힐 차관보는 또 의미가 모호하는 지적을 받고 있는 ‘포기(abandon)’라는 표현에 대해 “한국말 포기 개념엔 자발성이 포함돼 있으며, 북한이 이 표현을 선호한 것도 그 때문”이라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