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창출과 소비진작, 비정규직 처우개선이 우리 경제의 화두가 되고 있는 가운데 비교적 고임금 업종인 은행들이 1년간 임금을 동결하면 7,200명의 신입직원을 채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와 주목된다.
15일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국내 은행들이 1년간 임금을 동결해 절약된 인건비를 모두 신규직원 채용에 투입할 경우 약 7,200명의 군필 대졸 정규직 신입직원을 추가로 채용할 수 있는 것으로 추산됐다.
또 절약된 인건비의 50%만 비정규직 임금인상에 사용해도 비정규직 급여를 30%나 올려줄 수 있고 이를 통해 정규직 대졸 초임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에서 60% 수준까지 높여 정규직과 비정규직간의 임금격차를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은행에서 비정규직의 평균 연봉은 지난해 말 기준 1,609만원으로 정규직 대졸 초임의 47.5%에 불과하다.
국내 시중은행과 지방ㆍ특수은행 등 19개 은행의 지난해 총 인건비 지출액은 4조8,561억원이며 지난해 말 기준으로 총 직원 수는 정규직 8만9,519명, 비정규직 2만8,737명 등 총 11만8,256명이다. 임금인상의 소비진작 효과는 기존 직원의 임금을 5% 일괄 인상할 경우 통계청의 올해 1ㆍ4분기 가계수지동향에 나타난 한계소비성향을 적용했을 때 소득증가분의 47.6%에 그치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임금인상을 자제하고 절약한 인건비의 절반을 신규직원 채용에, 나머지 절반을 비정규직 임금인상에 사용하면 소득증가분의 75.0%까지 소비가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소득이 낮을수록 평균소비성향이 높기 때문이다. 또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665억원의 순소비증가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의 한 관계자는 “대형 사업장의 임금인상이 하청기업에 비용으로 전가돼 중소기업 근로자들의 여건이 악화되는 현 상황에서 이러한 분석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면서 “대형 사업장과 중소기업간의 노ㆍ노 갈등이 심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대기업에서 임금인상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