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3월 소매판매가 기대와는 달리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 조기 경기 회복론이 한풀 꺾일 것으로 전망된다.
1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3월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1.1% 감소, 석 달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고 밝혔다. 당초 월가에서는 3월 소매판매가 0.3%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조사 대상 73명의 이코노미스트 중 감소세를 점친 사람은 1명도 없었다. 그만큼 예상밖의 결과인 셈이다.
식료품과 의약품 등 극히 일부 필수품을 제외한 거의 모든 소매품목의 판매가 감소했다.
자동차 판매도 부진했다. 자동차 딜러들이 재고를 소진하기 위해 인센티브를 강화하고 갭과 같은 의류 업체들이 프로모션에 나섰지만 만족할 만큼 고객들을 끌어들이는 데는 실패했다. 3월 실업률이 25년 만에 최대인 8.5%를 기록하는 등 고용상황이 악화되면서 소비자들이 제품 구입을 포기하거나 미루고 있다는 분석이다.
나이젤 굴트 IHS글로벌인사이트 이코노미스트는 “고용이 급감하고 신용경색이 이어지면서 올 봄 가계지출이 신중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한편 이날 3월 생산자물가지수(PPI)도 에너지 가격 하락 등의 영향으로 예상보다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 경기 침체가 여전함을 반영했다. 미 노동부는 3월 PPI가 전월 대비 1.2% 떨어져 전달과 같은 수준을 보일 것이라는 예측과 달랐다고 밝혔다.
미국 PPI는 최근 1년간 3.5% 떨어졌는데 이 같은 하락폭은 지난 1950년 이후 가장 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