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조각가 양화선씨가 6년만에 여는 개인전 ‘바캉스-여행풍경’이 관훈동 인사아트센터에서 열리고 있다.
여행이라는 부제를 단 바캉스(여름 휴가)는 질주하는 문명의 멈춤이자 경쟁 속에서의 쉼이며 일상으로부터의 일탈, 즉 도시를 떠난 자연으로의 회귀를 의미한다.
청동을 다루는 작가는 가방 속에 담긴 해변, 의자에서 자라난 나무, 책에서 피어난 꽃 등 초현실적인 환상의 조합을 통해 상상력부터 추억까지 환기시킨다. 아직 가보지 못한 곳, 바캉스에 대한 기대감과 설렘을 형상화 했지만 이면에는 자연 파괴에 대한 경고나 자정력 회복을 위한 충고와 같은 묵직한 주제가 담겨 있다.
홍익대 조소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미술교육을 전공한 작가는 1980년대 중반 흙에서 청동으로 재료를 바꿨다. 무게감 있는 금속으로 바람ㆍ물ㆍ나무ㆍ돌ㆍ풀 등 살랑거리는 서정성을 포착해 내는 것은 자연에 대한 애정과 작가적 재능이 충분히 어우러졌기에 가능했다. 25점의 작품들이 8일까지 전시된다. (02) 736-1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