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14일(현지시간) 추가 금리인하를 시사했다. 그러나 미 경제가 당분간 좀 더 나빠지고 신용위기도 악화될 것이라는 버냉키 의장의 경고에 뉴욕증시의 주가가 1%가량 떨어지는 ‘역 버냉키 효과’가 나타났다.
버냉키 의장은 14일 미 상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FRB는 미국의 경제성장을 지탱하고 경기하강 리스크를 막기 위해 필요하다면 시의적절한 행동에 나설 것”이라며 추가 금리인하를 강력히 시사했다. FRB는 지난해 9월 0.5%포인트 인하를 시작으로 지난달까지 5차례에 걸쳐 5.25%인 기준금리를 3.0%로 2.25%포인트나 대폭 인하했다.
버냉키 의장은 이날 증언에서 “미국의 경제전망은 최근 몇 개월 사이 악화해왔고 경기하강 리스크는 높아져왔다. 주택과 신용시장의 위기, 고용시장 둔화로 국민이 허리띠를 더욱 더 졸라맬 가능성이 있다”며 경제상황이 점점 악화될 것임을 경고했다. 버냉키 의장은 서브프라임 모기지발 신용경색과 관련, “신용시장은 좀 더 빠듯해질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을 내놓았다.
이에 따라 월가 전문가들은 FRB가 오는 3월로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이날 연방기금 금리선물은 3월 중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을 100% 반영했다. FRB가 3월18일로 예정된 FOMC에서 금리를 추가 인하하면 미국은 조만간 실질금리 마이너스 시대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지난해 4ㆍ4분기 중 변동성이 심한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핵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5%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