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2일 신년 국정연설에서 지난해 특별한 인연을 맺은 세 명의 할머니를 소개하며 올해 경제위기 극복의 의지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올해 국정운영의 4대 기본방향 가운데 하나인 '민생을 촘촘히 챙기는 따뜻한 국정'을 설명하던 중 지난해 12월 민생 행보 중에 우연히 만난 세 명의 할머니 이야기를 전하며 "이 분들로부터 큰 감동과 용기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이 세 분 할머니의 말 한마디, 정감어린 행동이 저에게 얼마나 큰 힘이 됐는지 모른다"며 "어려울 때일수록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서로를 위하는 따뜻함"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초 송파구 가락동 농수산물시장에서 만난 무 시래기 좌판상인 박부자(72) 할머니를 보고 어린 시절 노점상을 하던 어머니가 생각난 듯 두르고 있던 목도리를 건네 화제가 됐다. 박 할머니가 이 대통령에게 귀엣말로 "매일 아침 나라와 대통령이 잘되기를 기도한다"고 한 것을 두고 이 대통령은 "그 사람을 위해 내가 기도를 해야 하는데 그 사람이 기도를 하니 눈물이 난다"며 감격스러워 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23일 연말을 맞아 어려운 환경 속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서민 250여명을 청와대로 초청할 때 박 할머니와 재회했다.
이날 연설에서 두 번째로 소개한 할머니는 시애틀 쇼어라인시에 살고 있는 강보옥(83) 할머니다. 강 할머니는 이 대통령이 가락시장에서 박 할머니에게 목도리를 선물했다는 소식을 듣고 직접 뜨개질을 해서 목도리를 청와대로 보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7일 중소기업인 송년회에 이 목도리를 두르고 참석해 목도리에 얽힌 사연을 소개했다.
마지막으로 언급한 돼지갈비집 할머니는 지난해 12월17일 중소기업중앙회 임원들과의 만찬이 열린 식당의 주인이다. 당시 이 할머니는 "나라가 어려워지면 말만 많고 남 탓을 하는데 다 소용 없고 각자 위치에서 맡은 일이나 잘해야 한다"면서 정치인들을 꾸짖었다.
이들 세 할머니를 소개한 것은 올해 경제위기 극복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각오를 새기며 국민들의 동참을 호소하는 의도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