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미국 달러화가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했던 우리나라의 수출입 결제통화에서 최근 유로화와 일본 엔화 등 기타 통화의 비중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
15일 한국은행이 내놓은 ‘우리나라 수출의 결제통화 선택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일본으로 수출할 때 결제통화로 엔화가 사용된 비중은 지난 80년 6.9%에 불과했으나 90년에는 40.2%, 2000년에는 45.4%, 지난해는 59.6%까지 늘었다.
대(對)일본 수입에서 엔화 결제비중은 80년 14.1%에서 90년 47.7%, 2000년 62.6%에 이어 지난해는 69.0%로 높아졌다.
2002년 출범한 유로화의 통용권 지역으로 수출하는 경우 유로화 결제비중이 2002년 43.3%에서 지난해는 59.4%로, 수입의 경우 47.8%에서 56.5%로 늘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전체 수출입에서 달러화 결제비중은 최근 80%선까지 떨어졌다.
윤성훈 한국은행 국제경제팀 과장은 “유럽과 일본 등 선진국 수출시장에서는 가격경쟁이 심하기 때문에 달러화로 수출품을 결제할 경우 달러 환율변동에 따른 리스크가 커질 수밖에 없어 유로화와 엔화 통화의 결제비중이 높아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한편 동남아 국가와 수출입을 할 때는 달러로 결제하는 대신 원화로 결제하는 것이 더 안전한 것으로 분석됐다. 윤 과장은 “원ㆍ달러 환율의 움직임과 원화와 동남아 국가 통화의 변동성이 비슷하기 때문에 동남아 국가와 교역시 원화를 결제통화로 사용하면 환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