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새 5.6% 감소… 경쟁력 약화 우려지난해 미국 특허취득 상위 10개국 가운데 우리나라만 특허취득건수가 전년도보다 감소, 기업들의 기술경쟁력 기반이 약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26일 미국 특허청(USPTO)의 자료를 인용, 지난해 한국기업이 미국에서 3,472건의 특허를 취득했다고 밝혔다. 이는 99년의 3,672건보다 5.6% 감소한 것으로 특허취득 상위 10개 국가들 중 한국만 유일하게 취득건수가 줄었다.
이에 반해 일본은 3만2,924건으로 미국 내 전체특허의 18.7%를 차지하며 외국인 특허에서 단연 1위를 고수했다. 독일(1만822건)과 타이완(5,806건)은 2~3위를 기록했다. 특히 타이완은 28.3%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하며 기술강국에 한발 다가섰다.
미국 특허취득이 감소한 것은 벤처기업 퇴조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특허청의 한 관계자는 "98~99년 일부 벤처기업들이 특허출원료 지원에 힘입어 특허출원에 적극 나섰지만 지난해 열기가 식으면서 특허취득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가 기업인지도 제고를 위해 추진했던 '특허 늘리기 전략'을 '사업성 중심의 특허획득 전략'으로 바꾼 것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99년 1,545건의 미국특허를 획득했으나 지난해는 1,441건으로 줄어 전체 감소건수의 절반을 차지했다. 그러나 개별기업으로는 IBM(2,886건), NEC(2,020건), 캐논(1,890건) 등에 이어 4위 자리를 지켰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타이완의 경우 중소기업 위주의 연구 시스템이 만들어진 것은 물론 사업성을 고려한 특허출원이 자리를 잡았다"며 "우리나라는 대기업을 제외하고는 특허출원에 대한 관심이 적어 장기적인 경쟁력 저하를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영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