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를 만든 200인의 얼굴-아이콘 - 바버라 캐디 지음, 거름출판 펴냄<br>간디·드골·마돈나 등 삶·업적 생생히 다뤄<br>'말년의 마티스 모습' 등 귀한사진 수두룩
 | | 오프라 윈프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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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마릴린 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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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무하마들 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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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블라디미드 레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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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제임스 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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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헨리 포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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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파블로 피카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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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프리다 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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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소피아 로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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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3년 12월 14일 라이트 형제가 인류 최초로 하늘을 날았다. 59년 뒤 1961년 4월 12일엔 인류 최초의 우주비행사 유리 가가린이 보스토크 1호에 몸을 실었다. 인간이 중력의 법칙을 극복하고 하늘을 날고 싶다는 본능을 실현한 뒤, 밤 하늘에 빛나는 작은 구체로 날아가기까지 채 60년이 걸리지 않았다. 돌아보면 60년은 긴 시간이지만 과학 기술의 발달과 인간의 욕망 앞에서는 한 순간에 불과했다.
20세기는 변혁의 시대였다. 동서의 이데올로기가 충돌했고, 기술 개발로 신제품이 쏟아졌으며, 미디어의 발전과 커뮤니케이션으로 수많은 스타가 탄생했다. 그 덕에 동시대를 살았던 대중은 그 전에는 누릴 수 없었던 역사의 목격자가 되기도 했다.
과학기술의 발달, 예술의 진보, 정치적 음모, 인간의 잔혹성을 보여준 무수한 전쟁… 그것들 뒤에는 항상 사람이 있었다. 20세기에 지워지지 않는 발자국을 남긴 인물에는 어떤 사람들이 있을까. 엘비스 프레슬리, 지그문트 프로이트, 월트 디즈니, 베니토 무솔리니, 달라이 라마, 마하트마 간디, 샤를 드골, 마돈나… 그 숫자는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다.
책은 그 가운데 200명을 선정해 그들의 일생과 업적 그리고 흑백사진을 한 장씩 뽑아 실은 인명록이자 사진집이다. 역사적인 사건의 주역과 기록을 확인하는 즐거움과 함께 세계적인 사진편집자 장 자크 노데가 세계 문서보관소를 뒤져 찾아낸 인물의 독특한 이미지를 감상하는 또 다른 재미가 있다. 특히 소련 대통령 미하일 고르바초프가 숲속의 다람쥐에게 손으로 먹이를 주는 모습, 불멸의 화가 앙리 마티스가 말년에 불편한 몸을 이끌고 작품을 만드는 모습 등 귀한 사진도 다수 수록돼 있다. 대부분의 사진은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헬무트 뉴튼 등 세계적인 사진 작가들의 작품으로 20세기 사진술의 발전을 훑어볼 기회도 제공한다.
저자는 66명으로 이루어진 자문위원회를 구성, 2년에 걸친 투표를 통해 1차 1,000여명을 선별한 후 최종 200명으로 압축했다. 분야는 정치ㆍ과학ㆍ문학ㆍ스포츠ㆍ그래픽ㆍ조형예술ㆍ디자인ㆍ연극ㆍ무용ㆍ음악ㆍ철학ㆍ신학ㆍ영화ㆍ미디어ㆍ휴머니스트ㆍ사회사업 등으로 분류됐다. 그 중 가장 많은 인물은 영화ㆍ정치ㆍ스포츠 부문에서 나왔다. 그 만큼 3분야가 20세기의 변화를 좌우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이콘(icon)은 ‘이미지’ 또는 ‘표상’을 뜻하는 그리스어 ‘에이콘(eikon)’에서 나온 말로 인물이나 사람의 형상을 나타날 때 쓰는 용어로 굳었다. 저자는 이미지로 자신의 모습과 개인적인 성격을 공공의 강박관념으로까지 발전시켜 동시대의 신화가 된 인물이 선정의 주요 기준이었다고 설명한다. 그래서 혁신적 인물임에도 불구, 얼굴이 알려지지 않은 사람은 제외됐다. 원고지 15매 정도의 짧은 글에는 출생과 삶 그리고 업적의 배경이 간결하게 요약돼 있으며, 글과 함께 실린 사진은 인물의 성격이 잘 드러나 있다는 평이다.
그러나 선별 인물 가운데에는 여성보다 남성이 많고, 미국인의 수가 압도적으로 많다는 한계를 갖고 있다. 저자는 이에 대해 “20세기는 남성의 시대였고, 여러 가지 측면에서 미국이 주도한 것이 사실”이라며 “다음 세기에는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책을 훑어보면 20세기 현대사의 업적과 성취는 대단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앞으로 100년이 지난 뒤 인간의 모습은 어떻게 변해 있을까. 그것은 미래를 상상하는 우리들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