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투자은행(IB) 노무라증권이 삼성전자(005930)에 대한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고 목표주가를 16만 원으로 제시했다. 메모리 가격 상승세가 예상보다 가파르게 전개되면서 내년까지 실적 상향 여력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26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노무라는 삼성전자의 2026년 영업이익 전망치를 133조 4000억 원으로 제시했다. 이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에 따른 수익성 개선 효과를 반영해 기존 전망치를 상향 조정한 결과다. 이달 24일 기준 삼성전자 종가는 11만 1100원으로, 노무라가 제시한 목표가 대비 상승 여력은 약 44%다.
노무라는 "4분기 범용 D램과 낸드 가격이 모두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메모리 부문의 수익성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며 "범용 D램 가격은 4분기에 30~40% 상승했고, 서버용 D램 가격은 분기 대비 40~60% 상승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컨센서스를 크게 웃돌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노무라는 메모리 수급 구조가 당분간 긍정적인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인공지능(AI) 서버 수요 확대로 고대역폭메모리(HBM)뿐 아니라 범용 D램에 대한 수요도 동시에 늘고 있지만, 공급 확대 속도는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노무라는 "의미 있는 범용 메모리 공급 증가는 이르면 2028년 이후에 가능할 것"이라며 "메모리 슈퍼사이클이 최소 2027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의 사업부별로는 메모리 부문의 실적 개선 폭이 가장 클 것으로 봤다. 노무라는 "범용 메모리 수익성이 HBM 수익성에 근접하고 있다"며 "내년에는 D램과 낸드 가격이 각각 전년 대비 68%, 73% 상승하고, 범용 D램 가격은 80% 이상 오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부문 역시 환율 효과와 주요 고객사의 수요 회복에 힘입어 이익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
국내 주요 증권사들도 이달 들어 잇달아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15일 기준 삼성전자의 목표가를 기존 14만 2000원에서 15만 5000원으로 9.2% 올렸다. 이어 하나증권 역시 삼성전자의 목표가를 15만 5000원으로 높였다.
한편 노무라는 SK하이닉스(000660)에 대해서도 매수 의견을 유지하고, 목표주가 88만 원을 제시했다. 노무라는 "AI 투자 확대와 서버 증설이 이어지면서 메모리 가격 협상력은 공급사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며 "메모리 업체들이 제품 믹스를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