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밤(22일) 카다피 원수의 '항전' 발표 이후 상황이 더욱 악화된 분위기입니다. 밤 늦게까지 트리폴리 시내 곳곳에서 총성이 울렸습니다."
리비아 정부와 시위대 간 충돌이 사실상 내전상태로 격화되면서 현지 교민과 근로자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인터넷ㆍ전화 등 통신두절 등으로 상황파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기자는 23일 한 대형 건설사 트리폴리지사 지사장(상무)과 어렵게 이동전화를 통한 인터뷰에 성공했다. 이날 아침 일찍부터 시도한 인터뷰는 현지 통신두절 상태로 계속 지연되다 오후2시를 넘겨서야 어렵게 성사됐다.
다음은 트리폴리지사장과의 전화 인터뷰 내용.
-트리폴리 시내상황이 어떤가. 외출이 불가능한 상태인가.
▦22일 낮에는 현지인 기사와 동승해 외곽지역을 오갈 수 있었다. 하지만 오늘(23일) 상황은 어떤지 모르겠다. 아직 아침이어서 현지인 직원들이 출근해봐야 알 것 같다(통화 당시 현지시각은 오전7시20분이었다).
-상황이 안 좋아지고 있는 건가.
▦22일까지는 그래도 어느 정도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하지만 22일 밤 카디피 원수가 항전 선언을 한 후부터는 분위기가 악화되는 것 같다. 이날 밤에는 평소보다 더 격렬한 총성이 울렸다.
-트리폴리공항은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나.
▦22일 새벽부터 항공기 이착륙이 불가능하다는 소식을 들었다. 현재로서는 일반 항공편을 이용한 대피는 어려운 상황인 것 같다.
-직원들은 출퇴근을 할 수 없나.
▦가족과 함께 나온 1명은 출퇴근을 하고 있다. 나머지 직원들은 모두 지사 사무실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있다. 본사에서 조달한 식량이 충분해 아직까지 문제는 없다. 물 등은 가까운 식료품점에서 구할 수 있다.
-본사나 현장 직원들과는 연락을 취하고 있는 건가.
▦통신상태가 불안정하기는 하지만 완전 불통 상태는 아니라서 어느 정도 파악이 가능하다. 아직까지 외곽지역의 플랜트 현장은 경비가 잘 이뤄지고 있는데다 도심과 떨어진 외곽이어서 비교적 안전하다. 본사와는 자체 인트라넷 망의 메신저를 통해 연락을 취하고 있지만 연결이 원활하지는 못하다.
-도심지 빌딩이나 호텔에 대한 치안은 어떤가.
▦아직은 그래도 괜찮다. 특별히 경찰이나 군의 보호를 받고 있는 것은 아니다. 상황이 더 악화된다면 안전지대로 대피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