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딸이 큰 일을 해낼 줄 알았어요. 어서 빨리 만나서 안아주고 싶어요. 좋아하는 김치찌개도 끓여주고요." 아테네 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따낸 박성현(21) 선수의 어머니 강순자(49 전북 군산시 소룡동)씨는 참고있던 기쁨의 눈물을 한꺼번에 쏟아냈다.
박 선수가 결승에서 후배인 이성진 선수를 만나 숨막히는 각축 끝에 극적으로우승을 확정짓는 순간, 박 선수의 집은 온통 환희의 도가니였다.
박 선수의 집에서는 가족과 이웃 등 20여명이 모여 TV를 통해 박 선수가 `금빛타깃'을 향해 혼신의 힘을 기울이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열광적인 박수로 응원을 보냈다.
아버지 정복(53)씨는 "딸 넷 중 막내인 성현이가 씩씩하게 자라라고 남자 이름을 지어줬다"며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과묵한 성격의 딸이 큰 일을 해내리라고믿었다"고 말했다.
그는 "무엇보다도 양궁팀 주장으로서 올림픽 개인전 불패 신화를 이어간 막내딸이 무척 자랑스럽다"며 친인척과 이웃들의 축하 전화에 웃음꽃이 만발했다.
박 선수가 양궁에 손을 대기 시작한 것은 소룡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다.
넉넉하지 못한 집안 탓에 뒷바라지가 부실했지만 박 선수는 꿋꿋하게 양궁에 정진했다.
월명중학교-전북체육고-전주기전여대를 거쳐 지금은 전북도청 소속으로 활동하고 있는 박 선수는 고등학교 때까지 그다지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으나 이후 각종 국내외 대회의 상을 휩쓸다시피 했다.
특히 아테네 올림픽 대표 선발전과 2003년 대구유니버시아드에서 윤미진을 누르고 우승하면서 일찌감치 올림픽 금메달을 예약했었다.
(군산=연합뉴스) 전성옥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