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에 대한 외국계 증권사간의 시각이 엇갈리고 있어서 주목된다.
메릴린치증권은 11일 지역별ㆍ나라별 주식 분석을 통한 자산배분 보고서에서 한국에 대한 투자비중을 가장 많이 늘렸다고 밝혔다. 메릴린치증권은 “한국에 대한 비중축소 전략은 10월 들어 완전히 사라졌다”며 “최근 몇 달간 한국에 대한 투자비중을 급격하게 늘렸다”고 설명했다. 메릴린치는 한국 주식에 대한 선호도 변화는 지난 2년 동안 겪어왔던 가장 큰 전략 변화라고 덧붙였다.
메릴린치는 한국 비중을 4% 수준으로 높여잡았다. 절대 비중이 큰 편은 아니지만 증가율은 20% 이상을 기록했다.
반면 모건스탠리는 한국 증시가 일부 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고 통일비용에 대한 위험 등을 감안하면 현 주가 수준이 결코 싼 편이 아니라고 말했다.
앤디 시에 모건스탠리 아시아ㆍ태평양 이코노미스트는 “투자자들이 풍부한 자금 유동성, 기업지배구조 강화 등으로 증시 재평가를 확신하고 있는 것 같다”며 “그러나 한국 증시는 수출 비중이 높은 일부 기업에 의존하고 있는 큰 약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 기업들이 구조조정을 마치고 중국 기업들도 연구개발을 강화해 품질을 높이고 있는 점은 수출 의존도가 높은 기업에 무시할 수 없는 위험요소라고 강조했다.
앤디 시에 이코노미스트는 “오는 2010년까지 7%의 자기자본이익률(ROE), 20%의 배당성향이 이어진다면 주가지수가 1,700~2,500포인트까지 오를 수 있다”면서도 “채권수익률과 통일비용 등을 감안한 위험 프리미엄을 고려하면 현 지수가 낮은 수준이 아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