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응찬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9일 재일교포 주주 및 사외이사를 상대로 연 일본 나고야 설명회에서 지지표를 이끌어내는 데 실패하면서 신상훈 사장 해임 문제 처리를 놓고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갈 것을 보인다.
금융권은 특히 신한금융지주 지분의 약 17%를 확보한 재일교포 주주단 내 원로들이 라 회장과 신 사장, 이백순 신한은행장 등 3인방에 대한 공동책임론을 제기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라 회장 측이 이사회를 열고 신 사장 해임안을 상정했다가는 신 사장 측에 우호적인 일부 재일교포 사외이사가 '3인 공동퇴진론'이라는 안건을 올려 맞불을 놓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라 회장과 이 행장 측은 '선(先)사외이사진 표심 확보→후(後)이사회 개최'의 전략으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 이 행장 측의 한 관계자도 최근 기자와의 통화에서 "사실 이사회 개최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라며 "지금은 재일교포 주주단을 중심으로 표심을 모으는 게 선결과제"라고 전했다. 금융권은 무엇보다 표심잡기를 위한 라 회장의 행보가 한층 바빠질 것으로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라 회장이 이사회를 두 번 열거나 이사회에서 신 사장에 대해 해임결의안보다 수위가 낮은 직무정지안을 상정할 가능성도 있다고 관측하고 있다. 이사회를 두 번 열 경우 첫 이사회는 이번 나고야 설명회처럼 사실상의 공식 소명의 장이 될 가능성이 있다. 즉 라 회장은 첫 이사회에서 사외이사들의 반응을 체크한 뒤 이를 바탕으로 이사회 재소집을 추진해 해임안이나 직무정지안 상정 여부를 결정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