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물사(鑄物砂) 주조법’이 아닌 ‘밀랍 주조법’으로 제작된 금속활자가 처음으로 확인됐다. 국립중앙박물관은 “그동안 존재 여부가 알려지지 않았던 밀랍주조법으로 제작된 금속활자를 조선시대 금속활자 ‘임진자’에서 발견했다”고 9일 밝혔다.
그 동안 학계에서는 금속활자 주조 방법과 관련 조선시대 ‘용재총화’ 기록을 바탕으로 글자 모양의 틀을 만들어 활자를 떠 내는 ‘주물사 주조법’이 일반적인 것으로 알려져 왔다.
반면 밀랍으로 글자 모양을 만든 뒤 열을 가하고 녹여 활자를 주조하는 ‘밀랍 주조법’은 복잡한 글자를 더 정교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세계 최고(最古)금속활자본인 ‘직지심경’을 찍어낸 활자도 밀랍주조법으로 만든 것으로 알려졌으나 문헌에는 그 기록이 남아있지 않았다.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금속활자인 임진자는 갑인자(甲寅字)의 글자체로 임진년(壬辰年)인 1772년에 주조한 활자로, 왕희지의 글씨 스승인 진(晉)나라 위부인의 글씨체를 닮아 위부인자(衛夫人字)로도 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