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실적과는 무관하게 턱없이 높은 대기업 최고경영자(CEO)의 급여를 제한할 것인지 여부를 놓고 스위스가 국민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26일(현지시간) 스위스 국제방송에 따르면 '도둑 심보 근절위원회'라고 불리는 시민단체는 이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국민들의 연명서를 연방정부에 제출했다.
이 단체는 지난 2006년 10월부터 캠페인을 통해 국민투표 제안에 필요한 기준을 넘는 11만8,600명의 서명을 받았다. 국민투표 제안서는 일단 서명의 진위가 확인되면 연방정부와 연방각의, 연방의회의 국민투표 준비절차를 거친 뒤 전국적으로 국민투표를 실시해 찬성과 반대 여부를 묻게 된다.
캠페인을 주도한 토마스 민더씨는 "절제를 잃은 욕심 많은 CEO들을 단속할 필요가 있다"며 "국민들은 대기업 CEO들이 받는 턱 없이 많은 급여에 넌더리를 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또 국민투표 제안서를 통해 기업 최고 경영진의 급여와 상여금, 수당을 책정할 경우 이사회는 주주들의 의견을 따를 것을 요구하고 퇴직금도 없애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스위스 노동자연맹 산하 '트라바이 스위스'에 따르면 지난 2003∼2006년 동안 인플레이션과 생활비를 감안할 때 최고 경영자의 급여는 평균 66% 늘어난 반면 일반 근로자의 임금은 실질임금 기준으로 0.6% 늘어나는데 그쳤다.
이에 따라 최고 경영자의 봉급은 일반 근로자 봉급의 80배에 달했으며, 2006년도에 그 격차는 12.6% 더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