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특권 내려놓는다는 국회의원, 정부 청사 출입은 프리패스?

더민주 한정애, 송옥주 의원, 박준성 최저임금위원장 만나 두 자릿수 인상 요청

4일 오후 2시 정부세종청사 11동 정문 앞. 최저임금위원회 직원들이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다. 잠시 후 나타난 건 더불어민주당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한정애 의원과 송옥주 의원 및 보좌관들. 이들은 직원들의 안내를 받아 곧장 4층 위원회로 올라갔다.

청사 공무원과 출입증을 받은 관계자 외 모든 사람들은 청사를 방문할 때 신분증을 맡기고 임시 출입증을 발급 받아야 한다. 하지만 이날 위원회를 방문한 국회의원들은 건물 아래에서부터 의전을 받았고, 출입절차가 생략됐다. ‘특권 내려놓기 바람’과는 전혀 상반된 모습이다.

한 의원과 송 의원은 이날 박준성 최저임금위원장을 면담한 자리에서 내년 최저임금에 대해 “최소 두 자릿수 인상을 해주셔야 한다”고 요청했다. 2017년에 시급 7,000원대 시대를 열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박 위원장은 허허 웃으며 “최저임금은 노사, 공익 총 27명의 위원들이 협상을 통해 결정한다”고 에둘러 답변을 피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은 이날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최저임금 대폭 인상을 주장했다. 노동계는 시급 1만원을 강조하고 있지만 최소 두 자릿수 인상을 기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이 잘 되지 않으면 근로자 위원 동반 사퇴까지 고려하는 것으로 으름장을 놓고 있어 파행이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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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시간당 최저임금은 6,030원, 월급으로는 126만원(월 209시간 기준)이다. 지난 7차 전원회의에서는 노동계가 내년도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인상할 것을, 경영계는 올해 최저임금인 6,030원으로 동결할 것을 주장하며 팽팽히 맞섰다.

연도별 최저임금 인상률은 2.75%(2010년), 5.1%(2011년), 6.0%(2012년), 6.1%(2013년), 7.2%(2014년), 7.1%(2015년), 8.1%(2016년) 등이다. 박근혜 정부 들어 7~8% 수준으로 한층 높아졌다. 이번의 경우 조선업 구조조정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등 대내외 경기여건이 좋지 않은 점이 변수다.

내년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최저임금위원회는 이미 법정기한(6월28일)을 넘긴 채 막바지에 이르렀다. 오는 4~6일 사흘 연속 8차, 9차, 10차 전원회의를 열어 마무리 지을 것으로 예상된다.

/세종=황정원기자 garden@sedaily.com

황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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