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051910)의 주가가 급락을 거듭하고 있다. LG화학은 올 상반기 전기차배터리 사업의 성장성을 인정받으며 주가가 연초 대비 두 배 넘게 뛰었다. 하지만 회사가 전지사업부를 물적분할하기로 결정하면서 실망감이 커진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을 대거 팔아치우기 시작하자 변동성이 커졌다. 증권가에서는 이미 배터리 사업의 뒤를 이을 새로운 성장 사업이 무엇이 될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LG화학은 전 거래일 대비 5.86%(3만9,000원) 하락한 62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4거래일간 LG화학의 주가는 70만원대에서 60만원대로 주저앉으며 13.64%나 조정받았다. 이 기간에 개인은 3,069억원어치를 순매도했지만 같은 기간 외국인은 3,063억원어치나 사들였다. 첫날 매도에 동참하던 기관도 이후 매도 폭을 줄이며 이날도 127억원을 순매수했다.
앞서 LG화학은 전지사업부 물적분할을 추진한다는 소식에 지난 16~17일 이틀 연속 5% 넘게 급락했다. 인적분할이 아닌 물적분할 방식을 택한 것이 주주들의 반발심을 키웠다. 손지우 SK증권 연구원은 “인적분할은 배터리 자회사의 지분을 기존주주에게도 배분하는 반면, 물적분할은 전량 LG화학이 가져가기에 논란인 것”이라며 “LG화학은 과거에도 자사 내에서 성장시켜온 사업부를 적정시점에서 스핀오프(분사)하는 방식을 고수해왔는데 그때는 인적분할을 선택해왔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LG화학 개별 사업부의 성장성이다.
증권사들은 배터리 이외에도 LG화학의 성장산업이 가치를 인정받으면 오히려 주가가 상승세로 전환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또 당장의 전지사업 분할보다는 LG화학이 이번 기업공개(IPO)를 통해 얻게 될 자금이 어디에 쓰일 것인지에 주목하는 모습이다. LG화학은 IPO를 통해 향후 필요한 배터리 생산설비투자(CAPEX) 자금은 물론 기존 사업인 화학이나 양극재 등 재료 사업 확대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LG화학은 국내 최대 백신 생산설비를 보유하고 있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CMO) 수주 가능성도 꾸준히 제기돼왔다. 정용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전지사업부 투자에 집중했던 상황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성장이 가능하기 때문에 존속법인에서도 숨어 있던 가치가 나타날 수 있다”며 “석유화학 사업부의 스페셜티 강화, 양극재 등 전지 재료 확장, 생명과학 사업부의 신약·백신·진단 투자 등이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