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뒷북경제] 끝나지 않은 고환율 위기…내년에도 안심할 수 없는 이유는?

환율 1191.8원→1444.2원→1265.5원

올해 3분기 순매도 175억弗 ‘역대 최대’

美 최종금리 높아지면 환율 재상승 우려

외자운용원 “달러화 강세 반전 가능성”





지난 29일 원·달러 환율이 1264원 50전으로 마감하면서 다사다난했던 2022년을 마무리 지었습니다. 올해 첫 거래일(1191원 80전)과 비교하면 6.1%(72원 70전) 오른 수준입니다. 다만 불과 두 달 전 환율이 장중 최고 1444원 20전(10월 25일)까지 올랐던 것을 생각해보면 다소 안정된 것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b·연준)의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환율이 언제든 튀어 오를 수 있다는 불안감도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올해 환율은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높은 변동성을 보였습니다. 지난달 원·달러 환율 표준편차는 36원 40전으로 지난 10월(9원 70전)보다 큰 폭으로 확대돼 2011년 9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환율 표준편차는 월평균 환율을 매일 종가와 비교한 것으로 환율 변동성을 보여주는 지표 중 하나입니다.

지난 29일 서울 명동 하나은행에서 직원들이 증시 및 환율 지수를 모니터하고 있다. 연합뉴스지난 29일 서울 명동 하나은행에서 직원들이 증시 및 환율 지수를 모니터하고 있다. 연합뉴스


환율 변동성이 급격히 확대된 만큼 외환당국도 적극적으로 방어한 것으로 보입니다. 30일 한국은행 홈페이지에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외환당국은 올해 3분기(7~9월) 시장 안정을 위해 외환시장에서 175억 4300만 달러를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2019년 외환시장 개입액을 공개하기 시작한 이후 가장 큰 규모입니다. 9월 외환보유액은 한 달 만에 196억 6000만 달러 줄어들면서 2008년 10월(-274억 달러)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하기도 했습니다.



환율 급등세가 진정된 것은 10월 말부터 미 연준이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 이후부터입니다. 달러화 가치가 9월 말 미 연준의 연속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금리 인상)으로 20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가 11월 이후 분위기가 반전되면서 연고점 기준 연간 상승분의 절반을 되돌렸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국내 외환당국이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와프를 체결하고 조선사의 선물환 매도를 지원하는 등 적극적인 수급 관리에 나선 것도 환율이 안정된 배경으로 꼽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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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를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를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제는 이같은 환율 안정세가 내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없다는 겁니다. 무엇보다 연준의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 있는 데다 한미 금리 역전 폭이 확대되거나 역전 기간이 더 길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국내 단기자금시장이나 회사채시장 불안도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습니다.

외환보유액을 전문적으로 운용하기 위해 설립된 한은 외자운용원은 내년 전망에서 미 달러화가 강세 반전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먼저 외자운용원은 내년엔 연준의 최종금리 수준이나 연준의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 정책 선회 가능성으로 달러화 약세 흐름이 발생할 수 있다고 봤습니다. 그렇지만 시장 전망보다 인플레이션이 더디게 하락하고 그에 따라 연준이 최종금리를 상향 조정하게 되면 달러화 변동성은 더 커지면서 강세를 보일 가능성도 있다는 겁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워싱턴DC에서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워싱턴DC에서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


김대석 한은 운용전략팀 과장은 “연내 어느 시점에 미 연준이 정책금리를 동결하게 될 경우 이후에는 시장의 관심이 제약적인 여건 아래서 글로벌 경기 침체 가능성이나 심각성에 집중될 것”이라며 “이때부터 안전자산으로서 미 달러화 매력이 다시 부각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김 과장은 “올해와 달리 국가 간 통화정책의 차별화 정도가 많이 약화된 만큼 개별국가의 경상수지 등 펀더멘탈이 차별적으로 주요 통화별 상대가치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은은 내년 연준의 전망 불확실성과 노동시장 과열 지속에 따른 고인플레이션 고착 우려 등으로 데이터에 기반한 후행적(backward-looking) 정책 결정이 이뤄지면서 통화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에 미 연준의 금리 인상 종료 시점이나 최종금리 수준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겁니다. 내년에도 환율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조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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