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공소시효 끝난 줄 알고 자수한 보복살인 조폭…29년 만 살인죄에 추가 기소까지

1994년 뉴월드호텔 4명 사상 충격 사건

밀항 날짜 거짓 진술 밝혀지면서 법정 행

밀항단속법 위반도…행동대장 공개수배

26일 오전 광주지검에서 이영남 차장검사가 1994년 뉴월드호텔 조폭 살인사건 공범 검거 중간 수사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26일 오전 광주지검에서 이영남 차장검사가 1994년 뉴월드호텔 조폭 살인사건 공범 검거 중간 수사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1994년 12월 4일 서울 강남 한복판에서 일어난 조직폭력배들 간 보복살인인 '뉴월드호텔 사건'은 4명의 사상자를 내면서 온 국민에게 충격을 안긴 사건이다.



당시 대부분의 조직원은 검거돼 처벌 받았지만, 주범 2명은 도주해 행방을 찾을 수 없었다. 살인을 저지른 이 중 한 명이 공소시효 만료를 노리고 자수했지만, 거짓 진술을 밝혀낸 검찰의 끈질긴 수사로 범행 29년 만에 살인죄로 처벌을 받게 됐다. 이 조직폭력배는 밀항단속법 위반죄로 추가 기소까지 됐다.

광주지검은 26일 살인·살인미수 혐의로 구속해 재판에 넘긴 영산파 행동대원 서모(55)씨를 밀항단속법 위반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



폭력조직 '영산파' 행동대원이었던 서 씨는 조직원 11명과 함께 1994년 12월 4일 서울 강남 뉴월드호텔에서 흉기를 휘둘러 2명을 죽이고 2명을 다치게 한 뒤 도주했다가 지난해 자수해 붙잡혔고 올해 6월 기소돼 재판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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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씨와 행당시 신양파 조직원들이 결혼식 하객으로 참석할 것이란 소식을 듣고 같은 조직(영산파)원 10명과 호텔에서 기다렸다가 흉기를 무차별적으로 휘둘렀다. 사건 이후 검거된 영산파 조직원 10명은 기소돼 각 징역 5년~무기징역을 선고받았으나, 붙잡히지 않은 서 씨는 1995년 1월 기소 중지됐다.

하지만 서 씨는 1994년 살인 범죄에 대한 공소시효(15년)가 만료된 이후인 2016년 중국으로 밀항 했다고 주장했고, 해경은 살인 혐의를 적용하지 못한 채 밀항단속법 위반으로 서 씨를 불구속 송치했다.

광주지검은 공소시효 만료 이전 밀항 가능성을 의심하고 재수사를 벌여 서 씨가 2016년이 아닌 2003년 중국으로 밀항한 행적을 찾아냈다.

해외에 머문 기간 공소시효가 중단됐고 살인죄 공소시효도 폐지된 만큼 검찰은 서 씨에 대해 살인죄를 적용했다.

검찰은 또 서 씨와 함께 중국으로 달아났다가 입국한 뒤 도피 중인 정동섭 씨를 이날 지명수배 했다. 정 씨는 서 씨의 검거 소식을 듣고 행방을 감췄다.

검찰은 경찰과 ‘조직범죄 대응 수사기관 협의회’를 구성하는 등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광주=박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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