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4일 오후 3시 30분, 김태현 경인지방우정청 양평우체국 소속 주무관은 여느 때처럼 우편물 배달을 위해 자신의 배달 구역인 양평군 용문면 신점리 인근을 지나다 마을 언덕 너머에서 연기를 발견한다. 화재를 직감한 김 주무관은 현장으로 달려갔다. 화재가 난 곳은 약 200평의 밭으로, 발견 당시 현장에서는 불이 여기저기 옮겨붙고 있었다. 밭 주변으로는 주민들이 거주하는 주택과 야산이 있어 자칫하면 큰 산불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김 주무관은 우선 화재 신고를 한 후 주변을 둘러봤다. 시야에 들어온 건 누군가 쓰다 버린 페이트통 뿐이었다. 김 주무관은 함께 지켜보던 마을 주민들과 함께 인근 수도관에서 물을 끌어왔고, 버려진 페인트통에 옮겨 담아 쉴 틈 없이 불에 뿌렸다. 잠시 후 출동한 소방차에 의해 불은 완전히 진압 됐고, 김 주무관은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김 주무관은 “당시 바람이 세게 불고 주변 야산과 주택으로 번질 수 있는 매우 위험한 상황이었다”며 “인근 주민들이 도움을 주시고 함께 진화에 나셔주셔서 용기를 내 화재에 대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인데 오히려 부끄럽다”며 “최근 대형 산불이 발생해 피해지역 주민들이 큰 고통을 받고 있다. 하루속히 피해지역 주민들 모두 건강하고 안전하게 일상으로 복귀하시길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사실이 전해지면서 양평소방서는 오는 4일 김태현 주무관에게 감사장을 수여하기로 결정했다. 김 주무관은 신속한 판단과 용기 있는 행동으로 화재를 초기 진압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