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은행에 주택담보대출 안내 현수막이 걸려있다. 연합뉴스국내 가계대출 차주의 1인당 평균 대출 잔액이 9600만 원에 달해 역대 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회 초년생이 포함된 2030세대의 1인당 평균 은행 가계대출도 7400만 원을 넘겨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은행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가계대출 차주의 1인당 평균 대출 잔액(은행·비은행 모두 포함)은 9553만 원으로 집계됐다.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12년 이후 역대 최고치다.
1인당 대출 잔액은 2023년 2분기 말(9332만 원) 이후 6분기 연속 증가했다. 1년 전인 2023년 4분기 말(9367만 원)보다 186만 원 늘었다.
전체 차주는 2023년 4분기 말 1979만 명에서 지난해 4분기 말 1968만 명으로 11만 명 감소했다. 반면 전체 대출 잔액은 같은 기간 1853조 3000억 원에서 1880조 4000억 원으로 27조 1000억 원 증가하면서 1인당 평균치가 높아졌다.
금융권 중 은행만 놓고 보면 1인당 평균 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8731만 원이다. 전년 말(8408만 원) 보다 323만 원 늘었다. 은행권 대출 전체 잔액은 같은 기간 1114조 원에서 1154조 6000억 원으로 40조 6000억 원 증가했다.
연령대별로 보면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40대의 1인당 평균 은행 대출 잔액은 1억 1073만 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1년 전(1억 567만 원)보다 506만 원 늘었다. 30대 이하도 7436만 원으로 역대 최고였다. 전년(6999만 원)보다 437만 원 증가했다. 직전 분기보다는 각각 122만 원, 70만 원 늘었다.
반면 50대는 1인당 평균 9200만 원으로 직전 분기보다 10만 원 줄었고 60대 이상도 7706만 원으로 47만 원 감소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지난해 집값이 상승 기조를 보일 때 30대 이하, 40대들이 소위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에 나서면서 이들 연령대의 가계대출 상승 폭이 두드러졌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1인당 평균 비은행 대출의 경우 30대 이하는 3969만 원, 40대는 4753만 원, 50대는 4521만 원, 60대 이상은 5580만 원 등으로 집계됐다.
박 의원은 “대출이 늘어나면 가계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한다”며 “정부와 금융 당국이 가계부채를 줄이기 위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대응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