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우리 국회에서 논의 중인 망 사용료 규제를 디지털 무역장벽으로 지목하며 비판한 가운데 관련 법안을 대표발의한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이 “분명히 잘못된 주장”이라고 반박하며 입법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 의원은 1일 페이스북을 통해 “트럼프 행정부는 이를(망 사용료 갈등을) 빌미로 보복성 관세 조치를 내리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한다”며 “‘망 이용계약 공정화 법안’을 대표발의한 의원으로서 입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상호관세 부과를 직전에 두고 자국 기업들에게 불리한 한국 측 비관세 장벽으로 국회에서 입법 추진 중인 망 사용료 규제, 플랫폼 규제 등을 지목하며 이것이 반경쟁적이라고 문제 삼았다. 특히 망 사용료 규제는 이 의원 등이 발의한 법안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계류 중이다.
이 의원은 “계약 당사자가 경쟁자이든 아니든 서비스를 이용하는데 비용이 발생한다면 정당한 사용료를 지불하는 것이 시장의 기본 질서”라며 “만약 네이버 데이터센터 일부를 임차해 국내에 서비스를 하는 아마존웹서비스(AWS)가 ‘임차료를 못 내겠다’고 하면 무임승차하도록 나둬야 하느냐”며 반박했다.
그는 “ 미국 내에서도 마찬가지로 AT&T, 버라이즌, 컴캐스트와 같은 망 제공 사업자(ISP)들이 자국 콘텐츠 제공 사업자(CP)로부터 망 이용대가를 받고 있다”며 “망이용계약 공정화 법의 취지는 힘의 논리에 의해 깨져버린 시장의 균형을 바로 잡고 공정한 시장 환경을 만들기 위한 것으로 시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때를 대비한 최소한의 규범”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역시 자국 내에서 통신사들이 망 사용료를 고객사에 부과하고 국내 규제가 미국 기업만을 겨냥한 것이 아닌 만큼 비관세 장벽이 아니라는 취지다.
다만 미국 측 논리가 맞는지와 무관하게 망 사용료 갈등이 한미 간 통상 마찰로 번져 국내 입법도 제한될 수 있다는 우려가 통신업계에서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이 망 사용료를 무역장벽이라고 선언한 이상 우리 법 통과도 더 어려워질 것”며 “미국의 파워게임(힘겨루기) 양상으로 가버린다면 30년이 지나도 망 사용료를 못 받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망 사용료는 SK브로드밴드·KT·LG유플러스 등 ISP와 구글·넷플릭스 등 CP 간 오랜 갈등의 쟁점이다. 유튜브·넷플릭스 등 동영상 스트리밍(실시간 재생) 서비스의 성장으로 망을 오가는 트래픽이 급증하자 ISP는 망 투자 비용을 ‘원인 제공자’인 CP가 분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CP는 ISP가 이미 이용자에게 통신료를 받고 있으며 망 사용료 부과가 인터넷상 모든 데이터의 차별이 없어야 한다는 망 중립성 원칙에 위배된다며 맞서고 있다.
/김윤수 기자 sooki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