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기동대 도시락 주문받아요”…尹 선고 앞두고 ‘웃픈’ 헌재 앞 가게들 [르포]

"기약 없던 집회·시위 끝날 것" 환호와 함께

하락한 매출 회복 쉽지 않을 거란 우려도 나와

선고 당일 '임시휴업'…경찰 도시락 주문 받기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에 위치한 한식문화공간 이음 앞에 2일부터 7일까지 휴관을 예고하는 공지가 붙어 있다. 노현영 견습기자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에 위치한 한식문화공간 이음 앞에 2일부터 7일까지 휴관을 예고하는 공지가 붙어 있다. 노현영 견습기자




“어차피 장사도 잘 안 되는데 선고날 기동대 도시락 주문을 받으려고요.” (헌재 인근 한식당 사장)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 선고일이 확정되자 장기간 이어진 집회·시위로 매출 하락을 겪은 헌법재판소 인근 상인들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선고 당일에야 혼잡과 안전 문제로 상당수 점포가 임시로 휴업해야 하지만 선고 이후로는 기약 없이 이어지던 집회·시위가 마침표를 찍을 수 있다는 기대에서다.

2일 서울 종로구 헌재 주변은 삼엄한 경비 속 긴장감이 감도는 와중에도 상인들은 ‘이제 한숨 돌릴 수 있을 것 같다’며 안도하는 분위기였다. 헌재 인근 골목에서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박 모 씨(26)는 “선고날까지 펜스가 설치된다는 소식을 듣고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나 싶었는데 드디어 날짜가 나왔다”고 말했다.



안국역 주변 한 제과점에서 일하는 방 모 씨(25) 역시 “탄핵 선고일이 나와서 정말 좋다”면서 “선고가 되고 나면 예전처럼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을까 싶다”고 기대 섞인 반응을 보였다. 탄핵심판 변론기일에 윤 대통령이 출석하기 시작하면서 경찰은 안국역에서 헌재로 향하는 도로와 골목 곳곳에 차벽과 펜스를 설치하는 등 경비를 강화했다. 이 때문에 상인들은 사실상 ‘개점 휴업’ 상황에 놓인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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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매출 감소는 상인들의 공통된 고민 거리였다. 상인들은 선고일 지정을 환영하면서도 하락한 매출이 당장 회복될 수 있을지 의문을 표했다. 박 씨는 “선고일이 나온 건 다행이지만 당분간 (매출이) 크게 좋아질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선고 이후에도 여전히 경찰과 시위대 간의 대치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지 않냐”고 우려했다.

헌재 맞은 편에서 식당을 운영 중인 30대 유 모 씨도 “그동안 혼란스러운 상황에 손님들이 거의 없었다”면서 “당장 이번 주 주말에 (선고 결과는 나오겠지만) 손님들이 올까 싶다. 상황을 계속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2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 식당에 탄핵 선고 당일 경찰 기동대 도시락 판매 공지가 붙어 있다. 노현영 견습기자2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 식당에 탄핵 선고 당일 경찰 기동대 도시락 판매 공지가 붙어 있다. 노현영 견습기자


경찰이 헌재 인근 100m 내 지역을 ‘진공상태’로 만들기 위한 작업에 착수한 가운데 대다수 상인들은 선고 당일 ‘영업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식집에서 일하는 40대 김 모 씨는 “선고날엔 어차피 손님도 못 받을 텐데 문을 닫는 쪽으로 얘기 중”이라고 전했다. 선고 당일 점심 영업은 하지 않더라도 저녁엔 영업을 재개할지 고민하는 식당도 있었다. 한 식당은 선고 당일 경찰 기동대가 몰릴 것에 대비해 도시락을 판매하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헌재와 안국역을 지나는 시민들 역시 선고일 발표에 기뻐했다. 삼청동과 북촌이 가까운 헌재 주변은 평소 유동인구가 많은 구역이지만 집회·시위 소음과 빈번한 몸싸움 등으로 관광객들과 회사원들 사이 ‘기피 구역’으로 꼽힌 곳이기도 하다. 친구와 함께 안국역 나들이를 나왔다는 전혜영 씨(29)는 “안국역 주변이 원래 관광객이 많은 동네인데 사람들이 확 줄어 아쉬웠다”며 “어느 쪽으로든 빨리 이 상황이 끝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헌재 주변에서 직장을 다니는 이 모 씨(27)는 “집회 소음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미팅이나 야근할 때 정말 괴로웠다”면서 “선고일만 기다리고 있던 중 어제 발표가 나와 오늘부터 재택근무로 전환했다”고 기뻐했다.


박민주 기자·노현영 견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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