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상호관세에 각국이 보복관세로 응수하는 글로벌 무역전쟁이 발발하면 최악의 경우 한국의 수출이 7.5% 감소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우방과 적국을 가리지 않는 미국의 ‘관세 난타’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80년간 유지돼온 대서양·태평양·북미 동맹 3대 축이 전례 없는 위기에 처했다는 지적이다.
2일 영국 애스턴대 연구진이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에 따른 영향을 시나리오별로 분석한 결과 상호관세는 미국은 물론 미국과 교역 관계를 맺어온 국가들에 막대한 타격을 입히는 것으로 예상됐다. 1단계로 트럼프 행정부가 최대 교역국인 멕시코(25%)와 캐나다(25%, 에너지에는 10%)에 관세를 실제 부과한 것에 지난달부터 이미 시행에 들어간 중국 관세 추가(20%)로 인한 영향을 따져도 멕시코와 캐나다의 수출은 각각 20% 이상, 중국은 2.7% 감소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공언대로 미국이 25%의 관세를 ‘모든 국가의 모든 수입품’에 부과하고 미국의 관세를 맞은 모든 국가가 25%의 동일한 보복관세로 맞받아치는 글로벌 무역전쟁이 현실화하면 대부분 국가의 수출이 감소하는 공멸로 이어질 수 있다. 연구진에 따르면 미국(-66.2%)은 물론 한국(-7.5%), 일본(-7.6%), 중국(-3.8%), 인도(-7.1%) 등 대미 무역의존도가 큰 아시아 국가들의 피해가 특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경우 우리나라의 수출 감소 폭은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클 것으로 분석됐다. 세계경제가 입을 피해 규모도 1조 4000억 달러(약 205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주요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전쟁이 80년간 이어져온 동맹 체제를 송두리째 흔들고 있다는 비판을 일제히 내놓았다. 뉴욕타임스는 “(미국의 관세 부과는) 대서양·태평양·북미 동맹 등 3대 축을 없애는 최후의 타격이 될 것”이라며 “군사적 관계와 통상 의존도 등 그간 밀접했던 관계들이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다”고 짚었다. BBC도 “(미국 관세는) 글로벌 통상 체제에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유럽연합(EU)은 대규모 국방비 증액 등 자주국방을 강화하고 영국과 프랑스의 핵무기로 자체 핵우산을 마련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등 국제 통상 질서에 대한 미국의 공세는 안보 질서 재편을 촉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