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트럼프의 관세도박…韓에 결국 '26%' 때렸다

◆美, 5일부터 '관세폭격'

트럼프 "해방의 날"…FTA 무력화

中 34% 더해 54%로…日은 24%

정부 "시장 변동성에 모든 조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 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각국에 대한 상호관세율을 담은 패널을 가리키며 설명하고 있다. AFP연합뉴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 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각국에 대한 상호관세율을 담은 패널을 가리키며 설명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 세계 통상 질서를 송두리째 흔들 ‘관세 도박’에 주사위를 던졌다. 백악관 행정명령 부속서에 명시된 한국의 상호관세율은 26%로, 미국 시장에서 주로 경쟁하는 일본(24%)보다 높다. 미국이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20개국 중에서도 가장 높은 세율이다. 이로써 한미 FTA는 사실상 무력화된 것으로 평가된다. 9일(현지 시간) 발효를 앞두고 1주일간 전 세계의 치열한 협상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국정 공백 상태인 한국이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지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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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2일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국제비상경제권법(IEEPA) 등을 활용해 한국을 비롯한 67개국에 상호관세를, 나머지 모든 국가들에 5일부터 10%의 기본관세(보편관세)를 물리겠다고 밝혔다. 상호관세를 부과한 나라들을 ‘최악의 침해국(worst offenders)’으로 지칭한 트럼프 대통령은 각국이 미국에 매긴 관세를 추정하고 해당 수치의 절반에 해당하는 상호관세를 부과했다. 국가별 상호관세율은 베트남 46%, 태국 36%, 대만 32%, 인도 26%, 유럽연합(EU) 20%였다. 중국의 경우 34%가 부과돼 기존의 20%를 더해 총 54%가 됐다.

각국이 미국에 부과한 관세의 도출 방법에 대해 미 정부는 “국제무역 정책 관행에서 확립된 방법론을 이용했다”며 환율 조작, 무역장벽 등을 반영했다고 주장했지만 실제로는 각국과의 무역적자액을 해당국 수입액으로 나눈 단순한 계산법을 활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 등 일부 국가에 대한 관세도 백악관 행정명령 부속서에는 26%,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소개한 차트 패널에는 25%로 차이를 보였다. 미국이 무역적자를 강제로 줄이기 위해 자의적인 방법을 쓰고 수억 달러를 좌우할 관세율조차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3일 공식 발효한 자동차에 대한 25% 관세와 이미 시행 중인 철강·알루미늄 등에 대한 25% 관세는 상호관세에서 제외돼 한국산 자동차 등의 대미 관세는 상호관세와 합산 없이 25%로 확정됐다. 향후 발표가 예상되는 반도체·의약품 등도 상호관세를 적용받지 않는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26% 관세가 발표된 직후 정부서울청사에서 거시경제금융현안간담회를 열고 “시장 변동성이 과도하게 확대될 경우 가용한 모든 시장 안정 조치를 즉각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워싱턴=이태규 특파원·박신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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