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단독] '마운자로'에 韓 비만약 시장 뺏길라…종근당과 손잡은 위고비

위고비보다 높은 체중 감량 효과

가격도 쌀 듯…美점유율 앞질러

'최강 영업력' 종근당, 매출 단숨에 만회

일라이 릴리의 비만 치료제 ‘마운자로’. 8월 중 국내 출시가 예상되고 있다. 연합뉴스일라이 릴리의 비만 치료제 ‘마운자로’. 8월 중 국내 출시가 예상되고 있다. 연합뉴스




일라이릴리가 비만 치료제 ‘마운자로’를 8월 중 국내에 출시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경쟁사인 노보노디스크가 종근당(185750)과 전략적 제휴를 맺는다. 마운자로의 체중 감소 효과가 노보노디스크의 비만 치료제 ‘위고비’ 대비 뛰어난 것으로 알려진 만큼 국내 영업을 강화해 일라이릴리를 견제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노보노디스크제약은 종근당과 국내 공동 영업·마케팅 계약을 체결하기 위한 마무리 단계에 돌입했다. 위고비는 현재 쥴릭파마가 전국 유통 총괄을 맡고 있으며 블루엠텍 등 일부 도매 업체를 통해 병의원에 공급하고 있다. 위고비는 지난해 10월 국내에 출시된 이래 올 1분기에만 매출 794억 원을 올렸고 전체 비만약 매출 938억 원에서 64%의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양측의 제휴는 마운자로 출시로 국내 비만약 시장에도 지각변동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마운자로의 체중 감소 효과가 위고비보다 뛰어나다는 임상 연구 결과가 노보노디스크에는 상당한 위협이다. 올해 유럽비만학회(ECO)에서 발표된 결과에 따르면 성인 비만 환자 751명 대상 비교 임상에서 투약 72주 후 마운자로의 평균 체중 감소율은 20.2%로 위고비(13.7%)보다 높았다. 이러한 효능을 바탕으로 미국에서는 1분기 마운자로(미국명 젭바운드)의 점유율이 53.3%를 기록하며 46.1%의 점유율에 그친 위고비를 앞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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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운자로가 국내에서는 후발주자인 만큼 가격을 낮게 책정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두 약물이 이미 모두 출시돼 있는 일본에서는 한 달 분량인 용량 2.5㎎를 기준으로 위고비 가격이 4만 3000엔(약 40만 2900원), 마운자로 가격이 5만 엔(약 46만 8500원) 수준이다. 현재 위고비의 국내 공급가는 약 37만원이지만 진료비와 마진 등을 합하면 실제 환자 부담액은 40만~60만원이다. 일라이릴리는 조만간 국내 유통 방침을 공식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노보노디스크가 종근당을 위고비 국내 유통사로 낙점한 배경에는 제약업계 최고 수준의 영업력이 있다. 국산 30호 신약인 HK이노엔 ‘케이캡’은 종근당과 코프로모션(공동 판매) 계약을 맺고 출시 3년차에 연 매출 1000억 원을 돌파했다. 휴젤의 보툴리눔 톡신 ‘보툴렉스’가 국내 1위를 차지하는 데도 종근당의 영향이 컸다고 업계는 평가한다. 업계 관계자는 “종근당이 대사질환·순환기 분야 영업에 강점이 있기에 위고비와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종근당은 노보노디스크와 계약으로 지난해부터 발생한 매출 공백을 단숨에 만회할 것으로 보인다. 2023년 말 HK이노엔과 케이캡 코프로모션을 종료한 이후 종근당은 연 매출 1000억 원대의 공백이 생겼다. 이에 종근당은 셀트리온제약의 간질환 치료제 ‘고덱스’ 등 대체 품목을 확보했으나 지난해 매출은 1조 5864억 원으로 전년대비 5% 줄었다.


박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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