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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값 11조' 카카오엔터, IPO서 매각으로 선회 [시그널]

■카카오, 주요 주주사에 서한

작년 매출 1.8조…지분 66% 보유

시장 침체에 통매각은 어려울 듯





카카오가 수년간 기업공개(IPO)를 추진해온 자회사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경영권 매각을 추진한다. 기업가치는 11조 원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최근 카카오엔터 주요 주주사에 서한을 보내 경영권 매각을 추진할 의사를 표시했다. 타 주주들의 드래그얼롱(동반매각청구권) 의사 등을 파악하기 위한 절차로 보인다.



카카오는 현재 카카오엔터 지분 66.03%를 보유하고 있으며 나머지는 재무적투자자(FI)와 전략적투자자(SI) 여러 곳이 나눠 갖고 있다. 홍콩계 사모펀드(PEF) 앵커프라이빗에쿼티가 포도아시아홀딩스와 뮤지컬앤컴퍼니 등을 통해 약 12%를 보유한 2대 주주다. 회사는 2023년 사우디국부펀드(PIF)와 싱가포르투자청(GIC)으로부터 프리IPO로 1조 1500억 원 규모 투자를 유치할 당시 몸값 10조 5000억 원 수준을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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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가 카카오엔터 매각을 추진하는 것은 현 시장 상황으로는 상장이 여의치 않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카카오엔터는 카카오웹툰과 웹소설 플랫폼인 카카오페이지, 멜론 등을 보유하고 있다. 2022년에는 북미 웹소설 플랫폼인 래디시와 타파스를 인수하고 연예인 소속사 안테나를 인수하기도 하는 등 사세를 키워왔다. 지난해 기준 카카오엔터의 자회사는 42개까지 늘었다. 다만 같은 기간 매출은 1조 8127억 원으로 전년 대비 3.2% 줄었고 영업이익은 805억 원으로 전년(692억 원) 대비 16.5% 늘었다.

카카오는 2019년 카카오페이지 시절부터 IPO를 준비했지만 쪼개기 상장 등 논란이 일며 상장 작업을 멈췄다. 2021년에는 쿠팡 등의 사례를 참고해 미국 증시 상장까지도 검토했지만 최근 글로벌 경제 상황이 어려워지며 결국 매각을 택한 것으로 해석된다.

일각에서는 10년째 장기 투자자인 앵커PE는 이번 매각에 동참하고 최근 2년 새 지분을 산 PIF와 GIC는 매각 참여 여부를 저울질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그간 기업가치가 크게 오르지 않았다면 통매각은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번 매각 결정과 관련해 카카오 측은 “공식적으로 확인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최근 카카오는 카카오게임즈의 계열사인 카카오VX 연내 매각을 추진하고 토종 포털인 다음을 분사하는 등 비핵심 사업 정리에 나서고 있다. 카카오는 카카오톡과 인공지능(AI)을 성장 동력으로 삼고 나머지 사업은 정리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지난해 11월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모든 결과값이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천민아 기자·이충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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