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SK텔레콤(017670)의 해킹 사고와 관련해 임원들에게 휴대폰 유심을 교체하는 대신 유심 보호 서비스에 가입하라고 공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임원들에게 유심 보호 서비스에 가입하면 불법 복제가 원천 차단된다며 유심을 교체하지 말고 유심 보호 서비스에 가입할 것으로 공지했다. 유심 보호 서비스는 SK텔레콤이 2023년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와 협력해 만들었다.
SK텔레콤은 "유심 복제만으로는 은행이나 가상자산 계좌가 탈취되거나 공인인증서 등이 복제되지 않는다"며 서비스 가입을 권유하고 있다. SK그룹은 임원들부터 먼저 유심을 교체하는 대신 유심 보호 서비스를 이용해 서비스의 신뢰도를 확산시켜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이날 국회에 출석해 해킹 사건 이후 유심을 교체했냐는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의 질문에 “유심을 바꾸지 않았고 유심 보호 서비스에 가입했다”며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에 따르면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도 유심을 교체하지 않았다.
삼성 등도 현재 임직원에게 유심 보호 서비스에 적극적으로 가입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앞서 정부가 전날 발표한 1차 분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번에 가입자 전화번호, 가입자식별키(IMSI) 등 유심 복제에 활용될 수 있는 4종과 유심 정보 처리 등에 필요한 SK텔레콤 자체 관리용 정보 21종이 빠져나갔지만 단말기 고유식별번호(IMEI) 유출은 없었다.
조사단은 “현재 SK텔레콤이 시행 중인 유심 보호 서비스에 가입하는 경우 이번에 유출된 정보로 유심을 복제해 다른 휴대전화에 꽂아 불법적 행위를 하는 이른바 ‘심스와핑’이 방지된다”고 말했다. 유상임 과기정통부 장관도 전날 국회에서 “휴대폰 불법 복제 가능성이 없다는 점은 명확하다”며 “방지 시스템을 통해 접속하지 못하도록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