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국산 달 탐사선 ‘다누리’를 활용해 북극 내 물이 존재할 가능성이 높은 지역을 찾아냈다. 연구진은 이를 포함해 향후 달 탐사에 필요한 물 분포 지도를 독자적으로 제작하는 데도 성공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김경자 우주자원개발센터장 연구팀이 2년간 다누리의 ‘감마선분광기’를 활용해 달 극지의 물 분포 지도를 만들었다고 30일 밝혔다. 감마선분광기는 2022년 8월 발사된 국내 첫 달 궤도 탐사선 다누리에 탑재된 관측 장비의 하나다. 감마선분광기는 달 궤도에서 달의 원소 분포, 물 함량, 중성자 방사선 등에 대한 중요한 데이터를 10초마다 수집한다. 그중 중성자가 감소하는 정도를 보고 물 함유량을 파악할 수 있다.
달 극지는 일부 충돌구 안에 햇빛이 들지 않는 영구 음영 지대가 형성돼 얼음 형태의 물이 존재할 것으로 기대되는 지역이라 집중적으로 연구되고 있다. 연구팀은 그중에서도 달 북극의 영구 음영 지역의 한 곳인 ‘로즈데스트벤스키’에서 중성자가 뚜렷하게 감소하는 현상을 발견하고 이를 통해 이곳이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많은 물이 존재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달의 북극이 남극보다 더 넓은 지역에 더 많은 물을 포함하고 있을 것으로도 분석했다. 이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의 ‘루나 프로스펙터’와 유사한 분석 결과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감마선분광기 차폐분광기를 활용해 달 극지의 물 분포 지도도 그렸다. 붕소와 중성자 반응으로 생성된 487keV(킬로전자볼트)의 감마선 피크를 분석해 중성자 지도를 제작하고 이를 통해 물 분포도를 추적해 그리는 방식이다. 연구팀의 분포도는 나사 웹사이트에 공개돼 ‘국제 달 자원 조사 컨소시엄’의 달 자원 산정을 위한 국제 활동 수행에 활용될 예정이다.
감마선분광기는 올해 2월부터 다누리의 고도가 60㎞로 낮아지면서 감마선 분광 신호가 강해져 향후 관측이 더 용이해졌다. 김 센터장은 “감마선분광기의 독창적인 달 자원 탐사 기술력을 증명하며 향후 달을 포함한 우주자원 개발과 탐사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지속적인 달 자원 탐사 연구를 통해 대한민국의 우주자원 기술을 고도화하고 글로벌 우주탐사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