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영업이익 1조 클럽 복귀가 기대되는 LG유플러스(032640)가 자사주 전량 소각으로 본격적인 기업가치 제고(밸류업)에 나섰다. 사업구조 재편과 인공지능(AI)·보안 투자로 경쟁력 기반을 갖춘 만큼 주주환원 요구에 적극 부응하고 있다는 평가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다음 달 5일 보유 중인 자사주 678만 3006주를 전량 소각할 예정이다. 2021년 자사주를 매입한지 3년 만에 전격적인 소각이다. 전체 발행 주식 수의 1.55%로 금액 기준으로는 1000억 원 규모다. LG유플러스는 8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추가 매입 계획도 함께 내놓았다. 다음 달 4일부터 1년 동안 533만 6891주(1.22%)를 매입할 예정이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11월 중장기 재무 목표와 달성방안, 주주 환원 계획 등을 포함한 밸류업 계획을 공시했다. 당시 주주환원 정책 일환으로 밝힌 자사주 활용 계획을 실행한 것이다. 올해 중간 배당금으로 주당 250원도 지급하기로 했다. LG유플러스는 중장기 자기자본이익률(ROE) 8~10%, 주주환원율 40~60%를 목표치로 제시했는데 2023년 기준 ROE와 주주환원율은 각각 7.5%, 43.2%를 기록했다.
LG유플러스는 올해 1분기부터 플랫폼 사업인 화물잇고, 스포키, 베터, 포동, 답다 등을 정리하며 체질을 개선하고 있다. 수익성 강화와 질적 성장에 초점을 맞춘 성장 전략을 강화하면서 성과가 부진한 일부 기업과 개인 간 거래(B2C) 플랫폼을 중단한 것이다. 여기에 운영비 감축을 더하며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255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6% 증가했다. 일부 증권사들은 연간 영업이익이 2022년(1조 813억 원) 이후 3년 만에 1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대신 LG유플러스는 AI 투자를 통한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지난달 인공지능 통화 에이전트 서비스 익시오(ixi-O)에 위변조 음성을 탐지하는 ‘안티딥 보이스’를 탑재해 상용화했다. 고객센터에서 활용 가능한 AI 상담 어드바이저도 월 평균 상담 소요시간을 117만 분으로 줄이는 등 실용적인 AI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SK텔레콤 해킹 사태로 고객들의 보안 인식이 높아진 점은 LG유플러스에 호재다. SK텔레콤이 위약금을 면제하면서 번호이동이 활발해진 가운데 LG유플러스는 상대적으로 선방했다는 평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18일 발표한 5월 유·무선 통신서비스 가입 현황 및 무선데이터 트래픽 통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 가입자는 1113만 1466명(19.45%)으로 전월 대비 0.23%포인트 상승했다.
적극적인 주주 환원에 실적 개선까지 이어지면서 주가는 상승 흐름을 탔다. 홍범식 LG유플러스 대표 취임 직후인 지난해 12월 2일 주가가 1만 1520원을 기록했으나 이달 22일 1만 5120원으로 31% 올랐다.
홍범식 LG유플러스 대표는 올해 초 “AX(AI 전환) 중심 사업 전략을 바탕으로 핵심 기술 역량을 강화하고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며 “기존 사업은 선택과 집중으로 구조를 개선하고 투자·비용 효율화로 수익성을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