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北, AI 자폭 무인공격기 협박…‘9·19 복원’ 운운할 땐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8일 무인항공기술연합체 산하 연구소와 기업소에서 개발하고 있는 무인 무장장비 성능 시험을 지도했다고 조선중앙TV가 19일 보도했다. 연합뉴스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8일 무인항공기술연합체 산하 연구소와 기업소에서 개발하고 있는 무인 무장장비 성능 시험을 지도했다고 조선중앙TV가 19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금성’ 계열의 자폭 무인 공격기를 모자이크 없이 공개했다. 북한이 자폭 드론의 외형과 이름을 전면적으로 노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9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전날 무인항공기술연합체 연구소를 방문해 무인 장비 성능 시험을 지도하면서 혁신적인 성능에 크게 만족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무력 현대화 건설에서 무인 장비의 인공지능(AI) 고도화가 중요 과제가 되고 있다”며 AI 무인기 속도전을 지시했다.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개발에 이어 또 하나의 대남 무력 타격 능력을 갖추겠다는 엄포로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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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에 맞서 급속히 밀착하는 북중러 결속도 심상치 않다. 이달 4일 중국 전승절 행사에서 김 위원장을 만난 시진핑 국가주석은 ‘비핵화’ 언급은 뺀 채 ‘공동 이익 수호’를 약속했다. 중국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할 수 있다는 오해를 심어줄 수도 있는 장면이었다. 중국과 러시아가 국제사회와의 합의를 깨고 북한에 대한 경제 제재를 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처럼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 위협이 극도로 높아지고 있는데도 정부와 여당이 북한과의 대화에 맹목적으로 집착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국가 안보 관점에서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이재명 대통령은 9·19 평양공동선언 7주년을 맞아 “9·19 남북 군사 합의 정신 복원을 위해 대통령으로서 할 일을 할 것”이라고 했고,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남북 모두 자제하고 서로 양보해야 한다”며 9·19 합의 복원을 촉구했다.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담보 없이 북측의 선의에만 의존하는 대화는 위험하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단계적 비핵화’를 천명하고 나서 북한이 3개월 만에 핵실험을 감행한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지금 북한은 한국을 뺀 미국과의 직접 협상을 통해 핵보유국 인정과 제재 해제를 동시에 노리고 있다. 이 대통령은 다음 주 유엔 총회와 다음 달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시 주석 등 각국 정상에게 북한 비핵화에 대한 우리 정부의 확고한 원칙을 천명하고 지지를 이끌어 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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