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유럽車도 관세 15%…수출 악재에 파업 덮친 한국車

미국이 한국산 자동차에 25% 관세율을 유지하는 가운데 일본에 이어 유럽도 15%를 적용하기로 해 대미 수출 경쟁력에 비상이 걸렸다. 경기도 평택항에 수출용 자동차가 세워져 있다. 평택=연합뉴스미국이 한국산 자동차에 25% 관세율을 유지하는 가운데 일본에 이어 유럽도 15%를 적용하기로 해 대미 수출 경쟁력에 비상이 걸렸다. 경기도 평택항에 수출용 자동차가 세워져 있다. 평택=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24일 유럽산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관세율을 현재의 27.5%에서 15%로 내리고 올 8월 1일부터 소급 적용하기로 했다. 앞서 일본도 미국과의 무역 협상에서 대미 수출 자동차의 관세율을 15%로 확정했다. 반면 한미 관세 협상은 교착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유엔총회 참석차 방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을 만나 관세 협상에 대해 논의했지만 원론적 입장만 주고받았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베선트 장관과의 회동에서 3500억 달러 투자 패키지와 통화 스와프 등 협상 쟁점 사안에 대해 상호 이견만 확인했다. 대통령실은 25일 “시한 때문에 상업적 합리성, 국익, 상호 호혜적 결과 등의 원칙을 희생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으면서 협상 장기화를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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엎친 데 덮친 격으로 국내에서는 부품사 노조 파업이라는 악재까지 터져 나왔다. 현대모비스 자회사인 모트라스와 유니투스 노조는 23일부터 파업에 돌입하며 미래 고용 100% 보장, 완성차 수준의 기본급과 성과급을 요구하고 있다. 본인이 퇴사 의사를 밝히기 전까지는 무조건 고용을 보장하고 사측이 대규모 재원을 마련하라는 무리한 주장이다. 이번 파업으로 현대차 울산 공장, 기아 광명·광주 공장의 라인 가동이 일부 중단되고 수천 대의 생산 차질이 발생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양 사 노조는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29일 보복 파업에 이어 10월 줄파업까지 예고했다.

한미 관세 협상은 다음 달 말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나 돌파구를 마련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국차는 일본·유럽차보다 불리한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받는 탓에 상당 기간 수출 경쟁력과 수익성에 직격탄을 맞게 된다. 당장 현대차 투싼의 판매 가격이 독일 폭스바겐의 티구안보다 비싸지는 상황에서 일본·유럽차와 경쟁하려면 가격을 올릴 수도 없는 처지다. 여기다 노조 리스크까지 불거지면 우리 자동차 업계는 사면초가의 위기에 몰리게 된다. 지금은 노조가 제 밥그릇 챙기기가 아니라 위기 극복에 힘을 모아야 할 때다. 회사가 살아야 근로자의 일자리와 복지도 지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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