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대병원 혈액종양내과에서 근무하는 박성원 간호사가 백혈병 환자에게 조혈모세포를 기증, 감동을 주고 있다.
10일 울산대병원에 따르면 박 간호사는 지난 7월 한 환자와 조직적합성항원(HLA)이 일치한다는 연락을 받고, 망설임 없이 기증을 결심했다. 두달 여 동안 꾸준한 운동과 식단관리를 병행했고 지난달 말 기증을 마쳤다.
조혈모세포 기증은 백혈병, 림프종 등 혈액암 환자의 생명을 이어줄 수 있는 유일한 치료법이다. 그러나 실제 기증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다. 한국조혈모세포은행협회에 따르면 기증 희망자로 등록된 45만여 명 가운데 실제 기증으로 연결되는 비율은 약 10%에 그쳤다. 건강상 이유로 기증이 불가능한 경우도 있고 두려움, 가족의 반대 등으로 기증 직전 번복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박 간호사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정기적으로 헌혈을 해왔고 대학 시절인 2021년 조혈모세포 기증 희망자로 등록했다. 올해 울산대병원에 입사해 혈액종양내과 병동에서 근무하면서 조혈모세포 이식이 필요한 환자들을 가까이서 지켜보다 보니 기증의 필요성을 더욱 절실히 느꼈다고 한다.
박 간호사는 “조혈모세포 기증 희망자로 등록할 때부터 언젠가는 누군가를 도울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며 “기증을 앞두고 가족들의 걱정도 있었지만 한 생명을 살릴 수 있다는 감사함이 두려움보다 더 컸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제 사례가 기증을 망설이는 분들에게 용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울산대병원 조혈모세포이식센터는 무균병동 등 고도화된 시설을 갖추고 혈액내과, 핵의학, 진단검사, 감염내과, 정신건강의학과 등 여러 진료과가 참여하는 다학제 통합진료 시스템을 운영하며 환자 맞춤형 치료를 제공하고 있다. 지금까지 1000건이 넘는 조혈모세포 이식을 성공적으로 시행했다.
울산대병원 관계자는 “환자의 생명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의료진의 마음이 동료 직원들에게도 큰 울림을 주고 있다”며 “이번 사례가 생명 나눔의 가치를 사회적으로 환기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