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향대 부속 천안병원에서 아버지와 딸이 함께 만들어낸 생명의 기적이 일어났다.
순천향대천안병원은 최근 40대 여성 이모 씨가 생체 간이식 수술을 받은 지 3주만에 건강하게 퇴원했다고 20일 밝혔다.
이씨는 지난 7월 이 병원에서 알코올성 말기 간경변 진단을 받았다. 이씨에게 남은 유일한 치료법은 간이식 뿐이란 의료진의 말에 절망할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환자의 아버지가 기증자로 나섰고, 2개월 여 만인 지난달 24일 병원 장기이식센터에서 수술이 이뤄졌다.
외과 장기이식팀(배상호·김혜영·정해일·이현용·김영길·서승희 교수)은 12시간에 걸친 대수술 끝에 생체 간이식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집도했으며, 환자는 빠른 회복세를 보이며 지난 14일 건강하게 퇴원했다. 순천향대 천안병원이 1000병상 규모의 새 병원을 짓고 문을 연 후 시행한 첫 생체 간이식 사례다.
수술 후 최첨단 시스템을 갖춘 중환자실에서 집중 치료를 시행한 결과 기증자인 이씨의 아버지는 12일, 수혜자인 이씨는 21일 만에 건강하게 퇴원할 수 있었다. 주치의 김혜영 교수는 "새 병원 개원 후 도입된 최첨단 중환자 케어 시스템이 환자의 빠른 회복을 도왔다"고 말했다.
이식 수술 후 입원하는 외과계 중환자실은 전체 병상이 1인실의 독립된 구조로 설계됐다. 감염 위험을 최소화할 뿐 아니라 개별 환자에 맞는 집중 치료를 제공하는 데 최적의 환경이다. 기증자와 수혜자가 창문을 통해 서로를 바라볼 수 있는 이식 환자 전용 구조로 설계된 것도 특징적이다.
순천향대천안병원은 1990년대 지역 최초로 신장(콩팥) 이식을 시작한 이래 30여 년간 장기이식수술로 수많은 환자들에게 새 생명을 되찾아주고 있다.